한국은행이 이창용 전 총재의 공식 초상화를 3000만원 들여 제작한다. 주요 정부 부처가 장관 초상화를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관급 예우를 받는 한은 총재의 초상화 제작을 두고 이견이 일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에서도 하는 전통이라고 해명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은은 이원회 작가와 지난 3월 이창용 총재 초상화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한은은 이 전 총재 임기 만료 한 달여 전인 올해 3월 16일 작가선정위원회를 열었다. 이 작가는 앞서 김영삼·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공식 초상화를 그렸다.
초상화 제작 비용은 300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완성 예정일은 이달 29일이다.
한은이 전임 총재 초상화 제작을 시작한 시점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68년이다. 이후 초대부터 27대인 이 전 총재까지 모든 총재의 초상화를 그려왔다.
제작 비용은 1968∼1970년 30만원, 1972∼1981년 50만원, 1983년 625만원, 1989년 875만원, 1992∼1998년 1000만원, 2002∼2006년 1250만원, 2010년 1500만원, 2014년 2000만원 등이었고 2018년부터는 3000만원으로 상향됐다.
한은 총재는 무자본 특수법인의 대표로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정부 부처 장관이 초상화를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은 총재의 초상화 제작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기관장 중 공식 초상화를 남기는 경우는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에 한정된다. 국무총리나 부총리, 각 부처 장관들의 초상화는 제작하지 않는다.
한은 관계자는 “총재 초상화 제작은 전통”이라며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총재 초상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청사에 역대 부총재 사진 갤러리도 조성했다. 부총재는 총재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