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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금융 공들이고, 건설교통 공약 ‘쑥’… 재원조달은 ‘어물쩍’ [심층기획-6·3 지선 매니페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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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야 10대 공약 들여다보니

민주, 주식·자산시장 등장 눈길
경제약자 지원→성장담론 확장
메가특구 지정·SOC 확충 약속

국힘, 주거안정 1순위로 제시
사다리복원 앞세워 정책 대결
보건복지 줄고 환경 분야 늘어

“막대한 재정 충당 계획은 깜깜
해법과 부작용 고민도 안보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공약에서 재정경제 분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 선거가 결국 ‘민생 경쟁’이라는 공감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당 모두 인공지능(AI), 금융, 자산 형성, 주거 안정, 규제 완화 등 유권자의 생활과 맞닿은 경제 의제를 주요 공약에 대거 배치했다. 동시에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사업이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약의 무게중심이 민생경제와 지역발전으로 옮겨갔지만, 재원 조달 방안과 실행 계획은 여전히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한 시민이 우편함에 꽂혀 있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한 시민이 우편함에 꽂혀 있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 AI·금융 등 공약 전면에

25일 세계일보가 각 당의 10대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6·3 지방선거의 10대 공약 중 민주당이 재정경제를 포함한 분야로 분류한 공약은 총 9개다. 각 공약은 재정경제, 행정자치, 교육,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을 경우 해당 분야가 함께 표기되는데, 절반에 가까운 4개는 재정경제가 가장 앞에 적힌 공약이었다.

△AI(인공지능) 등 신산업 육성, 성장 기반 구축 △청년밀착지원·국민자산형성 및 가계생활비 경감 지원 △국민생활안정·돌봄지원·저출생고령화 대응 △노동·권리보장·공정사회 확립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으로는 AI 기본사회 실현,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조성, 법정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주요 공약이 반영됐다.

민주당의 재정경제 공약의 성격도 선거에 따라 변화했다. 7회(2018년) 지방선거에선 재벌 총수 일가 전횡 방지와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경제적 약자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9회(2026년)엔 수출 1조달러 시대 준비, 한국형 국부펀드, 자본시장 혁신을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 등 성장 담론으로 확장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주식·자산시장 관련 공약이 전면으로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7·8회에 없던 금융 분야가 9회 들어 2개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10대 공약 중 재정경제가 분야에 포함된 공약이 7개고, 이 가운데 재정경제가 가장 앞에 표기된 공약은 5개다. 재정경제를 주요 분야로 분류한 공약은 △주거안정을 통한 기본권 실현 △규제철폐와 신산업성장을 통한 경제대도약 △기회사다리 복원을 통한 청년의 내일 보장 △직장인의 실질소득 증대와 자산형성 지원 △가업은 잇고 골목과 농어촌은 살리는 체질 개선을 통한 민생 경제 대도약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수요 억제 중심 부동산 정책에 맞서 반값 전세 도입,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등을 1순위 공약에 배치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규제철폐 기조도 유지했다. 7회에 내걸었던 법인세 인하·규제프리존 공약이 이번엔 한국판 국내생산촉진세제(IRA) 도입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수시배당 제도, 주니어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ISA) 제도 도입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산형성 사다리 복원 공약을 내세우며 민주당과 정책 대결에 나섰다.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기존 부동산을 포함해 주식, AI 등 경제 구조나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특히 2030세대가 경제 문제에 훨씬 더 민감해지면서 관련 정책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건설교통 공약 ‘쑥’… 재원조달 ‘글쎄’

재정경제 이외에도 양당이 나란히 늘린 공약 분야는 건설교통이다. 민주당은 7·8회 선거 당시 각 2개에서 9회 6개로 확대하며 메가특구 지정 등을 약속했다. 국민의힘도 7회 1개, 8회 3개, 9회 4개로 늘리며 대부분 우선순위에 배치했다. 전국 초광역급행철도망 구축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공약을 포함됐다. 건설교통 공약 역시 유권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영역인 만큼 각 당이 적극적으로 관련 공약을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 분야는 각 당의 정체성에 따라 중요도가 갈렸다. 8회 선거와 비교해 민주당은 농림해양수산(1개→6개), 보건복지(1개→5개), 과학기술정보통신(1개→4개), 교육(2개→5개), 문화관광(0개→4개) 분야 공약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보건복지 공약은 7회 3개, 8회 2개, 9회 1개로 점차 줄었다. 산업자원 분야도 8회 5개에서 9회 2개로 감소했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 행정자치, 환경 등 분야 공약은 늘렸다. 양당이 공통으로 줄인 분야는 외교·통일·국방 등 안보였다. 양당 모두 7회와 8회에는 관련 공약을 배치했으나 9회에는 분야 분류가 사라졌다.

이번 선거에서도 양당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양당 모두 재정경제, 건설교통 분야 등에서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공약을 대거 내세웠지만, 재원조달 방안 등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대부분 공약의 재원조달 방안에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연간 총수입증가분과 재정지출 효율화’라고 적었다. 국민의힘도 ‘예산 재조정을 통한 재원조달’, ‘우선 선순위 조정을 통한 지원’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아울러 장밋빛 공약만 있고 부작용과 해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AI 인프라 구축과 광역교통망 확대, 공공돌봄 강화, 반값 전세 등은 막대한 재정이 필요함에도 재정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선언형 공약”이라며 “산업혁신과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 소멸, 재개발·재건축 과정의 멸실 주택 문제 등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