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도 솔직히 잘하는 것 없지요. 그런데 민주당이 독주하는 모습이 싫다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신장전통시장 상인 68세 정모씨)
“이광재 후보는 아부하거나 남 눈치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믿음이 갑니다. 이번에 당선되면 하남에서 재선, 삼선까지 도전할 사람입니다.”(신장동 주민 55세 배경순씨)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기 하남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심은 복잡하게 갈리고 있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 찾은 하남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높은 흐름 속에서도 ‘정권 견제론’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는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국민의힘 이용 후보가 맞붙는다. 개혁신당 김성열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하남갑은 지난 제22대 총선(2024년)을 앞두고 하남이 갑·을로 분구되면서 처음 신설된 선거구다. 미사·감일·위례 신도시 개발로 하남 인구가 급증한 영향이다. 분구 이전 하남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번갈아 승리한 수도권 대표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혔지만, 현재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층 유입이 늘며 갑·을 모두 민주당 우세 흐름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하남갑’은 여전히 해볼 만한 승부처다. 신장동·덕풍동 등 원도심권에는 토박이·자영업자·중장년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분리된 하남을에 비해 보수세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당시 이용 국민의힘 후보는 하남갑 10개 동 가운데 감일동을 제외한 9개 동에서 추미애 민주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감일동에서만 2000표 넘는 격차로 밀리며 최종 패배했다.
신장전통시장에서 600m 떨어진 곳에 있는 덕풍전통시장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김모(55)씨는 “민주당은 유명한 사람이면 아무나 공천하는데, 추미애도 금방 하남을 뜰 거라고 지난 총선부터 다들 말했는데 진짜 그러지 않았느냐”며 “다시 도전하는 이용 후보를 밀어줄 생각”이라고 했다. 이용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 이후에도 지역 현안을 꾸준히 챙겨온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광재 후보는 신장·덕풍시장과 하남시청 일대 등 보수세가 강한 원도심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3선 국회의원, 강원지사, 국회사무총장(장관급) 등 풍부한 정치 경험과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역 연고가 없는 ‘철새 후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주민들도 많았다. 신장동에서 나고 자랐다는 하재복(57)씨는 “토박이라고 해서 무조건 능력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힘이 있고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지역 연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하남은 외부에서 많이들 왔다”고 했다.
젊은층이 많은 감일·위례 신도시에서는 교통 발전에 대한 염원과 함께 이광재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와 위례신사선 등 교통 현안이 이번 선거 핵심 변수라는 말도 나왔다. 위례동에 이사 온 지 2년이 되어 간다는 유현주(38)씨는 “위례는 서울과 가까운데도 교통이 많이 불편해 출퇴근이 쉽지 않다”며 “여당 소속 후보가 계속 당선돼야 정부와 교통 현안 추진도 빠르지 않겠냐”고 했다. 반면 감일동에서 만난 유모(20)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용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이제 저도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됐는데, 학생 시절 직접 이야기를 들어줬던 분이 후보로 나왔다고 하니까 믿음이 간다”고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광재 후보가 이용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다만 실제 투표에서는 ‘샤이보수(숨은 보수 지지자)’가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일동에 거주하는 신모(62)씨는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면 이광재·이용 후보 차이가 여론조사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