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벅스가 5·18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 판매 촉진행사를 실시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홍보 문구를 사용한 것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면서 논란은 정치권 전반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마케팅 자체는 부적절했다면서도 여권이 논란을 과도하게 키우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여야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 논란을 각각 지지층 결집의 소재로 삼으면서 기업 마케팅 논란이 선거판 공방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선거 쟁점 된 스벅 불매운동
국민의힘은 스타벅스 논란을 여권의 ‘기업 죽이기’ 공세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주재한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이재명 재판 취소 특검에 분노한 민심을 스타벅스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 죽창가의 대상은 스타벅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스타벅스 불매운동 기한은 딱 6월3일까지일 것”이라며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즉각 맞받았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발언에 국민의힘이 극우적 역사 인식 아래 스타벅스를 두둔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벅스의 잘못된 마케팅에 대해 국민의힘은 동의한다는 것인가”라며 “이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장 대표와 국민의힘”이라고 규정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 22일 “정용진 회장은 다시 한번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라”고 하는 등 민주당은 논란이 발생한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총 9건의 관련 논평을 내며 스타벅스와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스타벅스 논란이 정치 쟁점으로 부각된 데는 이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던 18일 엑스(X)에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을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닷새 뒤인 23일 스타벅스가 2년 전 진행한 ‘사이렌’ 이벤트도 문제 삼았다. 세월호 참사일인 4월16일에 그리스 신화 속 인어 ‘사이렌’을 이벤트에 활용한 점을 지적하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탱크데이 마케팅에도 “금수 같은 행태에 국민적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스타벅스 상품 불매운동은 공직사회까지 확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스타벅스 상품 구매 내역을 보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다만 부처별로 대응 수위에는 차이가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유튜브에 출연해 “이런 기회에 우리 좋은 국내산 농작물·농산물로 만든 차를 많이 드셔 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우회적인 메시지를 냈다.
공직사회 내 불매운동은 정부를 향한 고발전으로 번졌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이 대통령과 윤 장관, 정 대표 등 5명을 직권남용·강요·업무방해·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고위 공직자가 공권력을 이용해 국민에게 스타벅스 불매를 강요하고, 6·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취지다.
◆警, 정 회장 사과 앞서 수사 속도
경찰은 고소·고발된 신세계그룹 정 회장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26일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선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정 회장 등을 고소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박하성씨 등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박씨 등 5명은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성명불상의 실무진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비방했다며 모욕 및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2일 정 회장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도 조사했다. 당초 강남경찰서는 김 사무총장을 29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청은 사건 재배당 뒤 고발인 조사 일정을 이튿날로 일주일 앞당겼다.
경찰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문 기사 형태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피의자도 전날 검거했다. SNS에 확산된 이 게시물에는 지역 일간지인 광주일보의 제호와 1980년 5월20일이라는 기사 발행 날짜를 합성해 ‘5·18, 북에서 지령받은 간첩들 무기고 탈취, 계엄군 무차별 공격’이라는 제목과 ‘간첩 잔당, 폭도들과 합세해 평화로운 광주를 피로 물들여’라는 문구의 부제가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