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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서 ‘뜨거운 가마’로…경기 광주, 방세환 vs 박관열 혈투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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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경안 등 외지 젊은층 대거 유입…41만 인구의 격전지 급부상
‘與 지지율’ 박관열 vs ‘현직 프리미엄’ 방세환, 부동층 놓고 백병전
‘중첩규제 타파·만성 교통난 해결’ 두고 한 치 양보 없는 실리 경쟁

조선 왕실의 백자를 빚어내던 전통의 고장 경기 광주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측 불허의 ‘뜨거운 가마’로 변모했다. 과거 한나라당 조억동 전 시장이 내리 3선을 하며 견고한 ‘보수 텃밭’으로 떠올랐던 광주는 최근 급격한 도시 개발과 젊은층 유입으로, 정당의 색깔보다 실리를 따지는 대표적 ‘스윙보터’로 바뀌었다. 

 

이번 광주시장 선거는 일찌감치 전열을 정비한 두 후보가 정면충돌하는 구도다.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방세환 현 시장의 ‘수성’에 맞서, 경기도의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관열 후보가 ‘탈환’을 외치며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박관열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방세환 후보. 선거캠프 제공
민주당 박관열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방세환 후보. 선거캠프 제공

◆ 인구 41만 돌파가 바꾼 정치 지형…‘이념’ 지고 ‘실리’ 떴다

 

광주시의 선거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원동력은 인구 증가와 젊은층 유입이다. 2004년 21만명 수준이던 광주시 인구는 태전·고산지구 등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조성으로 지난해 말 기준 41만6000명을 기록했다. 20여년 만에 2배로 급증한 셈이다. 이는 서울과 인근 경기 성남 등지에서 젊은 직장인 인구가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구 역동성은 토박이 중심의 보수 색채를 빠르게 희석했다. 남한산성면이나 초월·곤지암읍 등 외곽 지역의 보수 성향 영향력은 줄어든 반면, 주택이 밀집한 오포권역(오포1·2동, 신현동, 능평동)과 경안동 일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선거의 변수가 됐다.

 

이들은 특정 정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기보다 매일 겪는 출퇴근길 교통체증 등 삶의 질을 개선해 줄 ‘해결사’를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리 중심의 후보 선택은 그대로 선거의 혼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4월1일 발표된 경기일보·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52.7%, 이재명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가 66.0%에 달했다. 정부·여당에 우호적 지형이 형성됐지만, 전통적인 보수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리에서 유세하는 민주당 박관열 광주시장 후보. 박관열 캠프 제공
거리에서 유세하는 민주당 박관열 광주시장 후보. 박관열 캠프 제공

◆ 민주당 박관열, ‘거대 여당’ 정치적 자산 업은 중앙정부 직통론

 

치열한 경선 끝에 선대위를 구성한 박 후보는 도의원 시절의 경험을 살려 ‘유능한 정책 설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핵심 브랜드인 ‘기본소득’ 설계에 참여했던 이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광주 전역을 옥죄고 있는 팔당상수원보호구역과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 중첩규제를 타파하기 위해 거대 여당의 강력한 라인을 가동하겠다는 ‘중앙정부 직통론’을 들고나왔다.

 

시 자체의 행정력만으로는 거대한 제도적 장벽을 깨기 어렵다는 현실적 진단 아래 도지사, 여당과 직접 담판 짓는 ‘직통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그는 국정과제와 연계한 주택 3만 가구 규모의 ‘인공지능(AI) 스마트 신도시’ 조성을 공약하는 한편, 교통 혁명을 위해 경강선 ‘광주~판교 구간 단거리 셔틀열차’ 도입과 분당 진입을 10분대로 단축할 ‘직동 제2터널 신설’을 약속했다.

 

아울러 남한산성부터 천진암을 잇는 32.5㎞ 구간의 ‘K-스피릿 역사·신앙 순례길’ 조성 등 명품 문화 인프라 확충도 전면에 배치했다.

 

출마 선언하는 국민의힘 방세환 광주시장 후보(가운데). 방세환 캠프 제공
출마 선언하는 국민의힘 방세환 광주시장 후보(가운데). 방세환 캠프 제공

◆ 국민의힘 방세환, 토박이 행정가의 ‘입증된 추진력’과 시정 연속성

 

반면 방 후보는 광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이자 시의원을 거쳐 민선 8기 시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검증된 실무 행정가’로서 수성에 나섰다. 시정은 아마추어의 연습장이 아니며 시행착오를 허용하지 않는 엄중한 현장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행정 연속성’과 ‘안정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방 후보는 임기 중 세계관악컨퍼런스(WASBE)의 성공적 개최와 광주 역사상 최초의 도민체전 유치, G-스타디움 준공 등 굵직한 행사를 통해 다져놓은 추진력을 지표로 제시했다. 설계자가 마무리를 짓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며, 지난 4년간 밑그림을 그려온 핵심 사업들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50만 자족도시 도약을 위한 균형발전을 앞세워 ‘365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만성적 교통 정체를 뿌리 뽑기 위해 오포권역 태재고개 터널 개설, 국도 43·45호선 대체 우회도로 신설, 광남권역 직동IC~삼동 간 도로 확장 등을 약속했다.

 

수서~광주 복선전철의 차질 없는 추진과 경강선 연장 조기 착공 등 이미 궤도에 오른 철도망 사업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박관열(왼쪽), 국민의힘 방세환 후보가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선거캠프 제공
민주당 박관열(왼쪽), 국민의힘 방세환 후보가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선거캠프 제공

◆ 승부의 화두는 ‘내 출근길 줄여줄 적임자’…실용주의가 대세

 

그동안 군수를 포함한 광주시장 선거에선 보수색이 완연했다. 민선 1·2기에 이어 민선 7기에 민주당(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당선됐지만 지난 선거에선 다시 방 후보가 보수의 깃발을 꽂은 바 있다. 지금도 국민의힘 소속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공존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결국 이번 시장 선거의 최종 승부는 거창한 이념 대립이나 거대 담론이 아닌, ‘당장 내 주머니 사정을 해결하고 출근길을 10분이라도 줄여줄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실용주의적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