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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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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출혈열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원인인 중증 감염병이다. 1976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마르부르크 박사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에볼라 강(江) 인근에서 처음 바이러스를 발견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혈액이나 체액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두통과 근육통, 발열, 전신 무력감을 거쳐 나중에 온몸에서 출혈이 나타난다. 치사율은 평균 50% 안팎이지만, 상황에 따라 치사율이 최대 90%에 이르러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린다.

이 바이러스는 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 SF 영화 ‘아웃브레이크’(1995년 개봉)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에볼라에 감염된 원숭이가 미국으로 밀수입되면서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퍼져 사망자가 속출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요원들이 흰 헬멧과 노란 바이러스 차단복을 착용한 채 마을에 들어서는 장면은 공포스럽다. 감염된 환자들이 눈과 코, 목, 귀 등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아내며 죽어 가고, 시신 부검 때 내장이 녹아 있는 장면은 간담을 서늘케 한다.

최근 민주콩고를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또 다른 팬데믹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민주콩고 보건당국 집계에 따르면 25일까지 누적 확진 환자는 101명, 누적 의심 환자는 930명으로 늘어났다. 에볼라 의심 사망자도 벌써 221명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급기야 어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에볼라 확산 속도가 우리의 통제 노력을 앞지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은 아프리카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공항·항만 등에서 검역을 강화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질병관리청도 민주콩고 인근 에티오피아, 르완다를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현재 국내에는 상용화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원시적인 전염병은 오히려 늘어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인류가 바이러스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새삼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