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8000을 돌파했다. 다만 코스피의 질주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들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8000을 넘어섬에 따라 ‘만스피’(코스피지수 1만)가 가능할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일단 27일에는 삼성전자·하이닉스를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등판한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주식 매매 대금의 늦은 결제 주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두고 토론회도 열렸다.
◆코스피 8000시대 활짝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8% 상승한 8070.91에 출발해 장중 8131.15까지 올랐다가 8047.51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8000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지수를 견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중 30만전자·200만닉스를 나란히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22% 오른 29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30만원 밑으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 종가는 전일 대비 5.72% 오른 205만2000원을 기록했다.
증시 호조에도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4.3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하면서 원화 실질가치는 17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출한 지난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20년=100 기준)은 85.06으로 세계금융위기(2009년 3월 79.31) 이후 가장 낮았다.
원화 약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매각대금 환전 수요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1500원이 넘은)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지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서 그걸 달러로 바꿔서 나가는 수요가 꽤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 리밸런싱을 위해 팔아서 환전을 하니까 달러 수요가 증가했고 일시적으로 외환시장(원·달러 환율이)이 1500원을 넘어섰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일정 시기가 돼서 주가가 안정이 되면 멈추겠네요”라고 덧붙였다.
◆삼전·하닉 레버리지 ETF 시장 영향은
27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식시장에 상륙한다. 삼성·미래·한국·KB·한화·키움·하나·신한 등 총 8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각각 담아 총 16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선보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현물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기초자산의 선물을 함께 매수해 기초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코스피200 지수나 반도체 테마 지수 등의 레버리지 상품은 있었지만 단일종목만 담은 레버리지 상품은 처음이다.
16개 ETF 상장규모는 4조1227억원으로 이 중 삼성운용의 KODEX ETF 2종이 2조4330억원, 미래운용의 TIGER ETF 2종이 1조3440억원이다. 두 회사 상품만 3조7770억원으로 전체 16개 ETF 상장규모의 92%를 차지한다.
삼성운용이 내놓은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레버리지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규모는 각각 1조665억원·1조3665억원이다. 삼성운용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최초 레버리지 ETF 운용사로서 지난 16년 동안 레버리지 ETF 운용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25개 지정참가회사(AP)와 15개 유동성공급회사(LP)를 확보해 풍부한 유동성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운용은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2종목을 각각 5970억원·7470억원 규모로 내놨다. 미래운용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의 유사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보다 저렴한 보수율로 출시했다”며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재투자 효과가 누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수율은 0.0901%로, 삼성운용(0.29%)보다 낮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당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심화교육을 수료한 예비투자자는 9만3000명에 달한다. 다만 일반 ETF와 달리 분산투자가 아니고 개별주를 기초로 하기에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이 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적은 투자금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와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수록 원금이 잠식되는 ‘음의 복리효과’도 나타난다”며 “기초자산 수익률의 단순 배수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고 투자금이 녹아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 매도대금 결제 하루 앞당기기 가능할까
초보 투자자는 주식을 팔고 나면 바로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지 않고 이틀 후에나 입금된다는 점에 한동안 어리둥절해한다. 이 대통령도 이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주식 매매대금 결제주기 단축의 필요성과 부작용 등을 두고 26일 의견을 나눴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는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 최훈 부장은 올해 하반기 결제주기 단축 실무 업무표준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권 국가들은 2024년부터 T+1 제도를 시행했고, 유럽연합(EU)과 영국·스위스 등은 내년 10월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콩도 내년 4분기 시행 계획을 밝히며 아시아권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T+2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노성호 연구위원은 결제주기 단축 시 가격 변동 위험과 거래상대방의 도산 위험이 줄어들고 증거금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일평균 결제대금 약 1조600억원과 기준금리 2.55%를 고려하면 하루 약 7400만원의 유동성 개선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다만 그는 결제 실패 시 시장 신뢰 훼손 우려가 있는 만큼 업무 정확도 확보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유럽·북미와의 시차로 업무 시간이 압축될 수 있고, 대차거래 상환 처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결제주기를 조속히 단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증권업계는 섣부른 도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노승진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수작업 기반 결제확인 과정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산 자동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결제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SK증권 IT인프라본부 본부장은 “T+1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일”이라며 ETF의 유동성공급자(AP·LP) 업무와 증거금 처리 방식, 예수금 산출 체계 등에 대한 전면 수정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속도보다 안정적 이행 조건을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상임 대리 기관인 SC은행의 김미강 이사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개인투자자와 달리 매매일부터 결제일까지 3일에 걸쳐 결제를 위해 별도 작업이 필요하다며 실무적 측면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그는 인프라 개선 없이 결제주기를 단축할 경우 국내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을 대변한 린든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는 “한국 시장의 지연결제율은 0%에 가까워 미국의 2~3%와 유럽의 7%보다 낮다”며 “(결제주기 단축에 있어서) 미국 등 선진시장을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T+1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 공매도 등의 이슈를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도, 옴니버스 시장이 아닌 한국시장에 이러한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 운영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도보다 순서가 중요한 만큼, 결제주기 단축의 사전과제로 옴니버스 시장 체제 형성과 외환 유동성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는 SC은행과 미래에셋증권과 더불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MSCI 등 150개의 글로벌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협회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개선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