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 그루밍 트렌드로 자리 잡은 ‘코털 왁싱’에 대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코 주변은 세균 감염 시 뇌와 눈으로 염증이 퍼질 수 있는 ‘안면위험삼각형(Danger Triangle of the Face)’ 영역에 속해 있어, 미용을 목적으로 털을 한꺼번에 뿌리째 뽑을 경우 자칫 치명적인 뇌 감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하루 1만 리터 공기 거르는 신체 필터…“뿌리째 뽑기 금물”
27일 세계일보와 통화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최근 급증하는 코털 왁싱 시술 수요에 대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단언했다.
전문의에 따르면 코털은 단순한 미용 요소가 아니라 하루 1만 리터 이상의 공기를 여과하는 핵심 신체 필터다.
요즘처럼 꽃가루나 먼지 등 이물질이 많은 날에는 알레르기 물질이 목과 폐로 유입되는 것을 1차로 막아낸다. 또한 콧속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면역반응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 뇌와 직결된 ‘안면위험삼각형’의 치명적 위험성
의료계가 왁싱을 적극 만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코가 콧등에서 양쪽 입꼬리까지 이어지는 ‘안면위험삼각형(일명 죽음의 삼각형)’ 안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 영역은 의학계에서 세균 감염 시 뇌·눈 합병증 위험이 높은 부위로 공식 지정한 곳이다.
이 부위의 정맥은 두 눈 뒤 뇌 기저부에 위치한 ‘해면정맥동(해면정맥굴)’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데, 동안신경·활차신경·외전신경이 지나는 핵심 통로다.
영국 국가의료제도(NHS) 외과의 카란 라잔(Karan Rajan) 박사는 “코털을 뿌리까지 뽑으면 그 빈자리로 미생물이 침입해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감염 확률 자체는 매우 낮지만, 단 한 번의 감염만으로도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왁싱이 위험한 이유는 다수의 털을 한꺼번에 뽑아내 모공 손상 부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코 점막이 손상되면 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 부위에서 유입된 세균은 몸을 순환하지 않고 고여 있어 뇌로 전파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발생 가능한 합병증으로는 △코 안쪽이 붉어지고 종기가 생기는 ‘코안뜰염’ △뽑은 자리에서 털이 피부 안쪽으로 자라며 염증을 일으키는 ‘내생모’ △피부 아래 ‘낭종’ 등이 있다.
◆ 전문의가 권장하는 안전한 코털 관리법은?
전문의는 코털 관리의 핵심을 “뽑는 것이 아니라 깎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호르몬 변화로 40대 이후 코털이 빠르게 자라는 경향이 있더라도 습관적인 제거는 피해야 한다.
그는 “코털은 왁싱이나 족집게로 뽑지 말고, 끝이 뾰족하지 않은 코 전용 가위나 전동 트리머를 이용해 겉으로 삐져나온 부분만 다듬는 것이 권장된다”며 “전용 가위 등을 사용할 때는 콧속을 물로 살짝 적셔 건조함을 막고,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트리머를 사용할 때도 너무 짧게 자르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계의 청결 상태를 상시 점검해야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만약 왁싱 후 코 안쪽 붓기, 발열, 심한 두통이 동반된다면 뇌 감염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