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손솔 진보당 의원 “동물 고통·인간 사행성 정당화… 소싸움 폐지해야” [차 한잔 나누며]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동물보호 예외 삭제법’ 발의 손솔 진보당 의원

“전통·스포츠 아닌 유흥 위한 것
4년간 싸움소 453두 중 71% 도축
현 보상 체계, 조기 도축 부추겨
불법도박 개선 안 돼… 관리 사각”
“소싸움은 전통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유흥을 위해 동물의 고통을 구조화한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27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경기를 마친 싸움소 상당수가 초원이 아닌 도축장으로 향하는 점을 언급하며 소싸움 제도 전반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소싸움 제도의 동물복지 문제와 사행성 구조의 제도적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진보당 손솔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소싸움 제도의 동물복지 문제와 사행성 구조의 제도적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그는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폐지안’과 동물보호법상 소싸움 예외 규정 삭제 법안을 발의했다.

손 의원은 “소싸움이 전통이나 스포츠로 규정되는 현실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며 “이미 5만명이 넘는 시민이 소싸움 폐지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현행 보상 체계가 조기 도축을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싸움소를 치료할 경우 개체당 수백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써야 하지만, 도축을 하게 되면 약 100만원 수준의 보상금이 지급된다는 것이다. “치료는 손해이고 도축은 이익이 되는 구조라면, 이는 선택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청도공영공사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2∼2025년) 등록이 말소되거나 취소된 싸움소 453두 중 71%(322두)는 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사는 15%(69두), 단 한 차례 출전 후 도축된 사례는 16두였다. 같은 기간 경기 중 뿔 탈락, 골절, 창상 등 중상을 입은 싸움소 36두 가운데 13두는 한 달 이내 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진보당 손솔 의원 /2026.05.19 허정호 선임기자
진보당 손솔 의원 /2026.05.19 허정호 선임기자

그는 “국가의 법과 예산이 동물의 고통과 사행성을 동시에 정당화하는 구조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소싸움을 둘러싼 불법 도박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3년간 청도공영공사 소싸움 경기장에서 적발된 맞대기 도박(비공식 사설 베팅)은 96건. 상당수는 적발 이후 계도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런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소싸움 경기장 점검도 최근 5년간 17회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마(1106회), 복권(7819회) 점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손 의원은 “연간 100일 이상 경기가 열리는데 점검은 연 2∼3회 수준”이라며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 손솔 의원 /2026.05.19 허정호 선임기자
진보당 손솔 의원 /2026.05.19 허정호 선임기자

관리 부실도 문제다. 이미 도축된 소의 명의가 경기에 활용되거나, 등록 말소 사유가 불명확한 사례 등 행정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손 의원은 “등록 정보와 실제 출전 개체 간 불일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별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소싸움을 스포츠로 보는 시각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스포츠는 과정 자체가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e스포츠 선수 페이커(이상혁)의 발언을 인용하며 “채찍에 끌려 나온 소가 공포 속에서 싸우는 장면을 스포츠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개체 관리 체계의 허점과 기록 불일치 문제까지 더해져 스포츠로서의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통 스포츠’를 들어 소싸움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시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소싸움이 열리는 경기장을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나가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