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교통의 핵심축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여파로 27일 수도권 출퇴근길 곳곳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서울역∼충정로 일대 도로 통제와 함께 전체 열차 운행률이 80.8% 수준에 그치면서 평소보다 출퇴근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경기도 내 서울 출퇴근 인구가 가장 많은 고양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붕괴사고 여파로 경의선 서울역∼수색역 구간 전동열차 운행이 양방향 모두 중단됐다. 또 서울역∼행신역 구간 KTX 운행도 전면 중단되며 시민들은 대체 교통편을 찾아 나서야 했다.
광화문 일대로 출근하는 이모(38)씨는 “행신역∼서울역 구간 KTX 운행이 중단되면서 경의중앙선과 지하철을 갈아타고 출근했다”며 “평소 30분 남짓 걸리던 출근길이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아침부터 진이 빠졌다”고 말했다.
1082번 버스를 이용해 강남으로 출근하는 김모(여·41)씨도 “사고 때문에 버스 이용객이 늘 것 같아 새벽에 택시를 타고 화정역으로 이동해 3호선을 이용했다”며 “복구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교통비가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호소했다.
강릉KTX 종착역이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으로 바뀌면서 지방으로 출장을 오가는 직장인들도 불편을 겪었다.
홍모(44)씨는 “원주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공항철도를 이용해 5분이면 공덕역에 도착했지만 청량리역에서 내리다 보니 1시간 이상 걸렸다”고 토로했다. 사고 직후 강릉선과 중앙선 KTX-이음은 청량리∼강릉, 청량리∼부전 구간을 중심으로 운행하고 있어 청량리역은 평소보다 승객들이 붐비고 있다.
이날 대전역에서는 한국철도공사 직원이 역사 곳곳에서 KTX 탑승객들에게 열차 지연 상황에 대해 안내했다. 대부분 현장 매표소에서 표를 구하는 어르신들이 줄을 지어 기차 상황을 물었다. 서울 영등포의 안과를 예약한 김모(62)씨는 “영등포역으로 가야 하는데 타려던 시간의 기차가 운행 중지됐다”며 “급한 대로 서울역이나 수원역으로 가서 택시를 이용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서울로 출장을 가려던 박모(43)씨는 “전날 서소문 사고로 예매한 기차가 운행 중지돼 아침 일찍부터 왔는데 입석까지 매진이어서 당혹스럽다”며 “용산이나 수원으로 바꾸려고 해도 모두 매진”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ITX-새마을과 ITX-마음의 모든 열차가 수원역에서 출발하면서 수원역에는 이를 타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 성남시에서 이곳을 찾은 최모씨는 “KTX 운행이 원활치 않다고 해서 익산까지 일반열차를 타려 한다”며 “복구가 앞당겨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