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함께 산 사실혼 관계의 남성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60대 여성이 법정에서 조현병으로 인한 ‘무죄’를 주장했으나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심신상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감정유치 결과 확인된 심신미약 상태는 인정해 형을 감경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현순)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0대·여)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구속 기간 만료와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허가했던 보석을 이날 취소하고 A씨를 법정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0일 부산 북구 주거지에서 사실혼 관계인 B(60대)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2008년부터 같은 집에서 동거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약 12시간이 지나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사람을 찔렀다”고 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배척하고 감정유치 결과 확인된 심신미약만 인정했다. 감정유치란 피의자의 정신 및 신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 등에 일정 기간 강제로 머물게 하는 처분이다.
현행 형법 제10조는 책임능력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심신상실은 형이 면제되지만 심신미약은 사물 변별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로 인정돼 형을 필수적으로 감경받게 된다.
검찰이 당초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15년이 선고된 것 역시 이러한 심신미약 감경이 반영된 결과다.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한 양형 이유는 △범행 후 자수 △자신의 잘못 인정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 등이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를 수십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하는 등 범행 동기와 수법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질타했다.
검찰이 형 집행과 별도로 청구한 치료감호(정신장애 범죄자를 치료 시설에 수용하는 보안 처분)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A씨가 현재는 정상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편 1심 판결을 받은 A씨 측은 추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