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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투자앱’에 가려진 노후…60대 이상 노려 ‘160억 금괴’ 턴 사기단 검거

경기남부청, 국내 총책 등 17명 검거·15명 구속…피해자 83명 달해
유튜브 리딩방 유인 후 조작된 수익 그래프로 현혹, 금괴 받아 가로채
외국인 수금책 입국시켜 ‘열흘간 범행 후 출국’…다국적 범죄조직 운영

은퇴 후 자산 관리에 고심하던 고령층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160억원 상당의 금괴와 현금을 가로챈 다국적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피싱수사계는 사기 등의 혐의로 40대 국내 총책 A씨 등 17명을 검거하고 이 중 1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국내 총책과 보조 등 한국인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6~7개국 출신의 외국인들로 구성돼 다국적 분업 체계로 움직였다.

경찰이 압수한 범죄 수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범죄 수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올해 1월부터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이른바 ‘투자 리딩방’을 홍보한 뒤, 고령층 피해자 83명으로부터 범죄 수익을 뜯어내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대부분은 디지털 기기 조작에 미숙한 60대 이상 고령층이었으며, 70~80대도 다수 포함됐다.

 

수법은 치밀했다. 외국계 투자회사를 사칭한 허위 앱을 설치하게 한 뒤, 시스템을 조작해 투자금이 몇 배로 불어나는 가짜 수익 그래프를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실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작된 숫자에 속은 한 70대 후반 피해자는 평생 모아 보관 중이던 49억원 상당의 골드바(18.3㎏)를 조직원에게 통째로 넘기기도 했다.

 

운영 역시 짜임새 있게 이뤄졌다. 상선 조직은 해외에서 생계가 어려운 외국인들을 수금책으로 모집해 국내로 입국시킨 뒤, 약 열흘간 범행에 집중 투입하고 곧바로 출국시키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조직원들의 여권을 압수해 도망이나 이탈을 방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건네받은 골드바는 서울 종로 일대 금은방에서 일반 고객처럼 위장해 신속히 현금화됐다. 이 돈은 국내외 불법 환전상을 거쳐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 ‘테더(USDT)’로 전환된 뒤 해외 코인 지갑으로 최종 은닉됐다.

 

지난 2월 말 거액의 금괴를 뜯긴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현장 수거책을 시작으로 상선을 추적해 국내 총책 A씨까지 검거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현금 3억7119만원과 골드바 11개 등 5억5000만원 상당을 압수했으나, 이미 상당 부분의 범죄 수익은 해외로 송금된 상태였다.

 

경찰은 신원이 특정된 조직원 33명 중 검거된 17명을 제외하고, 해외로 도주한 6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강 수사를 거쳐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등 SNS를 통한 고수익 투자 권유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면밀한 확인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