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28일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비핵화는 절대로,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염두에 둔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의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이번 공동성명은 아시아 태평양지역 나라들이 직면한 당면하고 시급한 도전과 위협을 심히 왜곡했을 뿐 아니라 특정 국가들을 겨냥한 적대적 의사를 여과 없이 노출시켰다”며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하든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 발전권을 철저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쿼드 외교장관들은 지난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동중국해, 남중국해 상황을 거론하면서 어떠한 강경 조치도 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도 내놨다.
북한 외무성은 쿼드 외교장관 공동성명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에 상황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의 재무장화 책동과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진영 대결 기도를 더 이상 추구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대중 견제 성격이 강한 쿼드를 겨냥해 사실상 중국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7월 쿼드 외교장관회담 때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반응했으나 이번에는 격이 낮아졌다”며 “또 지난해에는 미국 비난에 중점을 둔 반면, 이번에는 미국 외 일본·호주 등도 비난하면서 중국을 옹호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담화는 시 주석 방북 가능성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며 한반도 주도권 유지를 꾀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북핵을 ‘불가역적 현실’로 고착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시 주석 방북이 성사될 경우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북·중 관계의 성격과 방향이 어떤 방식으로 재조정되느냐에 있다”며 “특히 공동성명이나 공개 발언에서 ‘비핵화’, ‘한반도 안정’, ‘전략적 소통과 협력’, ‘전통적 우호’ 등의 표현이 어떤 수준으로 담기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