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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속 이천의 선택…성수석 ‘세대교체’ vs 김경희 ‘검증된 경험’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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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흐름 따르던 ‘바람 정치’ 이천, 이념 지고 ‘실리 민생’ 전면 부상
성수석, ‘이천도시공사·교육 바우처’ 공약…‘전환형 모델’ 교육 대안론
김경희, ‘반도체 특별법 수도권 제외’ 방어 배수진…50만 자족도시 완성

‘임금님표 이천쌀‘과 ‘반도체’로 상징되는 경기 동부권의 거점 도시 이천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사상 최대 세수를 확보했음에도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이번 선거는 이념 대결을 넘어 실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역대 대통령선거 흐름에 따라 시장 선거판이 출렁이던 이천의 ‘바람 정치’는 이번 선거에선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선거는 ‘세대교체와 대반전’을 슬로건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 성수석 후보와 ‘검증된 추진력과 시정 연속성’을 앞세운 국민의힘 김경희 현 시장의 치열한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이천을 방문해 성수석 후보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수석 캠프 제공
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이천을 방문해 성수석 후보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수석 캠프 제공

◆성수석의 반격: “정체된 이천 깨운다” 세일즈 시장론과 교육 바우처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민주당 주자로 나선 도의원 출신의 성 후보는 과감한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배치했다. 성 후보는 인근 용인과 광주가 비약적인 인구 증가를 이룰 때 이천은 23만명 선에 정체돼 있고 역세권 개발마저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성 후보는 행정 경험 부족이라는 상대 진영의 공격을 ‘세일즈 시장론’으로 정면 돌파 중이다. 그는 “시장은 모든 결재를 쥐고 흔드는 자리가 아니라 결과를 만드는 자리”라며 “내부 행정은 부시장에게 과감히 맡기고, (나는) 중앙부처와 국회를 뛰어다니며 예산과 정책을 끌어오는 발로 뛰는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김경희 국민의힘 이천시장 후보(오른쪽)가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운데)와 함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희 캠프 제공
김경희 국민의힘 이천시장 후보(오른쪽)가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운데)와 함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희 캠프 제공

특히 교육 현안에서 김 후보와 각을 세웠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천과학고 유치에 대해 성 후보는 “14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특정 소수 학생에게만 집중되는 방식은 재정 부담이 크다”며 교육 공공성을 넓히는 ‘전환형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인구 유출 방지와 학력 제고를 위한 ‘미래인재 교육 바우처’ 도입, 이천도시공사 설립 및 역세권 개발 정상화, 마을 주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햇빛연금’ 실현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며 바닥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21일 이천 분수대오거리에서 열린 성수석 민주당 이천시장 후보의 출정식. 성수석 캠프 제공
지난 21일 이천 분수대오거리에서 열린 성수석 민주당 이천시장 후보의 출정식. 성수석 캠프 제공

◆김경희의 배수진: “이천 성장의 골든타임” 반도체 특별법 사수 총력■

 

이에 맞서 재선 고지 사수에 나선 김 후보는 40여년의 공직 생활과 민선 8기 시장직을 수행하며 입증한 ‘검증된 행정력’으로 맞불을 놓았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분수대오거리에 1000여명의 지지자를 결집하며 세를 과시했다.

 

김 후보는 “이천의 성장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며, 시정은 시행착오를 허용하지 않는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안정론을 폈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배수진을 쳤다. 김 후보는 “정부·여당 주도의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제외하려는 시도를 반드시 막아내고 이천의 반도체 산업을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천명해 지지층의 환호를 끌어냈다.

 

김 후보는 미래 산업과 정주 여건을 동시에 잡는 ‘50만 인구 자족도시 기반 조성’을 최종 목표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드론·방산 중심의 첨단도시 구축을 필두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 인프라 확충, 교육이 강한 도시 조성을 가속화해 지난 4년간 뿌린 변화의 씨앗을 책임지고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열린 김경희 국민의힘 이천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 지원 유세에서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가운데), 김은혜(오른쪽)·송석준(왼쪽) 의원,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희 캠프 제공
28일 열린 김경희 국민의힘 이천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 지원 유세에서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가운데), 김은혜(오른쪽)·송석준(왼쪽) 의원,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희 캠프 제공

◆승부의 분수령은?…정치색보다 ‘실리’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이천시장 선거는 정당의 색깔을 넘어, SK하이닉스로 흘러들어오는 막대한 세수를 시민의 주머니 사정과 지역 상권 활성화로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는 실리적 구조가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경기도와 유기적인 협력을 끌어내며 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성 후보의 ‘돌파력’과 행정 메커니즘을 훤히 꿰뚫고 다져온 성과를 바탕으로 100년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김 후보의 ‘실무론’ 가운데 이천의 유권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