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차량 번호판을 달고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다 뺑소니 사고를 낸 20대 불법체류자가 6년 만에 범행이 확인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27일 자동차관리법위반(번호판)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도주치상) 등 혐의를 받는 베트남 남성 A(28)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쯤 체류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국내 불법 체류하던 중 서울 동대문구 도로에서 다른 차량 번호판을 부착한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다 비접촉 교통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했고, 역주행하는 A씨를 피하기 위해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던 운전자 B씨는 급제동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넘어졌다. 약 4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으나 A씨는 피해자 구호조치 등을 하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이동 동선 추적 등을 통해 A씨를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가 타 차량 번호판을 부착해 운행한 사실, 사고 이후 장기간 소재를 감춘 정황 등도 확인했다.
A씨는 지난 21일 출국을 위해 자진 신고 절차를 진행하던 중 검거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발생 사실과 현장 이탈 사실은 인정했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배상 의사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수사 과정에서 사고 직후 피해자가 넘어지는 장면을 직접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점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했다. 이에 기존 과실범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적용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으로 적용 법조를 변경했다. 경찰은 이후 A씨의 불법체류 상태, 출국시도 정황, 주거 부정,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피해 회복 의사 부재 등 범행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구속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구호조치는 법적 의무이자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사고 후 도주하거나 번호판을 바꿔 부착하는 등 범행 은폐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