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전북도지사 선거가 무소속 김관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간의 이른바 ‘네거티브 현수막’ 공방으로 얼룩지며 막판 판세가 급랭하고 있다.
이날 새벽 전주와 군산을 비롯한 전북 도내 14개 시·군 전역에는 ‘현금 살포! 거짓말 정치, 투표로 심판합시다’라는 문구가 담긴 사전 투표 안내 현수막이 도심 곳곳에 기습적으로 내걸렸다.
이에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민주당 전북도당의 조직적인 소행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직격했다. 김 후보는 “어젯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이 전북도당에 내려와 대책 회의를 한 끝에 나온 작품이 바로 도내 곳곳을 도배한 네거티브 현수막”이라며 “이 현수막들이 저를 알리는 선거 현수막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어 도당이 지시했다는 혐의가 굉장히 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이어 “권리당원들이 낸 소중한 당비를 이런 거친 네거티브에 쓰는 게 맞느냐”고 되물으며, “민생을 살펴야 할 도지사 선거에서 온갖 비방이 난무하는 현 상황을 도민들이 엄중히 심판해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 선대위 측은 해당 현수막이 군산 400장, 전주 1000장 등 도내 전역에 뿌려진 것으로 파악한다.
이 현수막은 최근 김 후보의 ‘과거 대리비 지급’ 논란과 무소속 출마 과정에서의 ‘이재명 대통령 사전 교감설’ 등 민주당 측이 제기해 온 의혹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전북도당이 내건 현수막임에도 정작 당명을 표기하지 않아 게시 주체를 숨기려 한 ‘꼼수’라는 유권자들의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 전북도당은 해당 현수막을 직접 내붙인 사실을 인정했다.
도당 관계자는 “우리가 게재한 것이 맞다”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확인을 거쳐 위법성이 없는 사전 투표 독려용 현수막일 뿐이며, 조승래 총괄선본부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수막 수량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책임과 진정성”이라며 공세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김 후보와 접전을 벌이거나 일부 열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 지도부와 전북도당이 총력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 이날 새벽 군산 등지에서 ‘불법 현수막이 걸려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전북선관위는 해당 현수막에 대해 “옥외광고물에 해당해 그 위반 여부는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역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한편, 전주시는 이날 해당 현수막 일부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선거까지는 투표를 권유하는 내용에 한해 인정됐으나, 이번 선거부터는 안 된다"며 "해당 현수막은 불법이기에 모두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