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 초안을 이스라엘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들에 공유하며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회람한 양해각서(MOU) 초안은 최근 중동 외교가에서 거론돼온 내용과 대체로 유사하다.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통항을 30일 이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며, 이란의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120억달러(약 18조원)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이 앞서 공개적으로 선호해온 석유·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재 해제와 관련해서는 표현이 다소 원론적이어서, 실제 제재 완화의 범위와 속도는 향후 추가 협상에 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안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통행료 없는 통항’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상 물류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이 오만과 별도로 항해 서비스 요금 부과를 포함한 별도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세부 이행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핵 문제는 이번 초안의 또 다른 핵심 축이다. 가디언은 미국과 이란이 향후 60일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의 미래를 둘러싼 본격 협상에 착수하는 방안을 초안에 담았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 처리, 추가 농축의 일시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거나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도 문안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상응해 제재 일부를 완화하고 제한적 자산 접근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협상 동력을 유지하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은 이스라엘에 매우 부담스러운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가디언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합의 비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이란 핵 프로그램의 유예와 레바논 전선까지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영구 정전 틀을 지향하는 것이어서 이스라엘이 수용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논의가 속도를 내는 와중에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대표단으로부터 초안을 보고받은 뒤 “며칠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각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양측이 계속 제안을 주고받고 있으며 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