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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만들더니 표정이 달라졌다…체험 콘텐츠, 놀이에서 ‘감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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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체험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뛰고 노는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꽃과 식물, 정원을 매개로 한 감성형 체험이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국민 여가활동의 목적은 개인의 즐거움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과 휴식 쪽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키자니아 제공
키자니아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기준 화훼 재배현황’에서도 국민 1인당 연간 화훼소비액은 1만3764원으로 전년보다 11.1% 늘었다. 꽃 소비가 경조사 중심에서 일상과 체험 영역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의 ‘플라워 아틀리에’는 이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키자니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누적 체험객은 2026년 4월 기준 8만1255명을 넘어섰다.

 

플라워 아틀리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업해 운영되는 어린이 꽃 생활화 체험 콘텐츠다. 아이들은 플로리스트 역할을 맡아 꽃의 색감과 향기, 꽃말을 배우고 직접 작품을 만든다. 직업체험에 머물지 않고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는 오감 체험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서울점은 실제 생화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미니 장미, 튤립, 해바라기 등 계절 꽃을 활용하고, 가정의 달에는 카네이션 꽃다발 만들기 같은 시즌형 콘텐츠도 더한다. 부산점은 방학 시즌에 맞춰 다른 테마를 선보이며 가족 방문 수요를 잡고 있다.

 

2023년 8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연평균 약 3만명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체험형 콘텐츠가 한철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반복 방문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꽃 체험은 테마파크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aT는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꽃 생활화 체험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반려식물 화분 심기, 미니 꽃다발 만들기처럼 학생들이 직접 손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2025년에는 서울 시내 초등학교 4학년 이상과 중·고등학교 등 총 46개교 200개 학급을 대상으로 6월부터 9월까지 교육을 진행한다. 경기도교육청과 협업해 도내 24개 학급에서도 체험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꽃을 소비 품목이 아니라 교육 소재로 다룬다는 데 있다. 아이들이 꽃을 보고 만지는 과정에서 생태 감수성, 환경 의식, 정서적 안정감을 함께 경험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꽃 한 송이를 고르는 일은 단순한 꾸미기가 아니다. 아이에게는 색을 고르고, 냄새를 맡고, 살아 있는 식물을 돌보는 첫 경험이 된다.

 

정원도 어린이 체험 시장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포시즌스가든, 장미원, 뮤직가든, 하늘정원길, 포레스트캠프 등 5대 테마정원을 앞세워 정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어트랙션 중심의 테마파크에 머물지 않고 계절 꽃, 산책, 포토존, 캐릭터 협업을 결합한 야외 체험 공간으로 넓히는 흐름이다. 특히 포시즌스가든은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한 대규모 야외 테마정원으로 가족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식물원도 어린이 식물문화 교육의 공공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유아·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어린이정원학교’를 운영한다. 아이들이 정원을 탐구하고 흙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식물을 관찰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직접 돌보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봄철 축제와 플라워 마켓, 가드닝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식물원은 단순 관람 공간에서 가족형 체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호텔업계도 어린이 대상 플라워 콘텐츠를 가족 패키지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 WE호텔은 어린이날 시즌에 쿠킹 클래스와 키즈 플라워 클래스를 운영한 바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역시 ‘키즈 포 올 시즌스’ 패키지를 통해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키즈 수업과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호텔 입장에서는 숙박만으로는 가족 고객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 아이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클래스가 붙으면 투숙 경험은 ‘하루 묵는 일’에서 ‘기억에 남는 가족 일정’으로 바뀐다. 꽃과 식물은 이 지점에서 부담이 적고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소재가 된다.

 

이번 사례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어린이 체험 콘텐츠가 이제 ‘무엇을 하고 놀았는가’에서 ‘무엇을 느끼고 가져갔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이 체험 콘텐츠는 이제 놀이시설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부모 세대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즐겁게 노는 시간뿐 아니라 감각과 정서를 함께 키우는 경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