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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받은 날 시계부터 봤다…반도체 벨트, 명품 소비 지형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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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강남과 명동에 집중됐던 럭셔리 소비가 이제 용인·판교·동탄·광교로 번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소비 현장에도 번지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제공

30일 산업통상부의 2026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반도체 수출은 319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3.5% 급증했다. AI 서버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이 자리 잡은 경기 남부 상권에도 성과급과 주가 상승 기대감이 소비 심리로 옮겨붙고 있다.

 

유통 소비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했고,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21.7% 늘었다. 전국 백화점 소비가 이미 프리미엄 상품군 중심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 밀집 지역은 그 흐름을 더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 용인시 신세계 사우스시티점은 지난 5월1~20일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했다. 특히 럭셔리 주얼리 매출은 146.3%, 럭셔리 워치는 85.3% 뛰었다. 영화관 등 복합문화시설 매출도 46.5% 늘었다.

 

명품 전체 매출도 강했다. 5월1~27일 기준 신세계 사우스시티점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53.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초 증시 활황과 코스피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성과급 지급이 인근 상권 고객의 가처분소득과 소비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7일 코스피는 8228.7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 상승을 이끈 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주가가 곧장 소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고소득 직장인과 자산 보유층이 많은 상권에서는 체감 심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 점포로 꼽힌다. 올해 1월1일부터 5월27일까지 동탄점 명품 매출은 40% 늘었다.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가전 매출은 3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첨단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반도체 기업 호황, 신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영향이 겹치며 동탄뿐 아니라 용인·오산·안성·평택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동탄점 신규 고객 수는 10% 늘었고 우수고객 매출은 5% 확대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흐름이 뚜렷하다. 판교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5월1~27일 명품 매출 신장률은 46.1%로,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전점 평균 명품 매출 증가율 32%를 웃돌았다.

 

고가 워치·주얼리와 프리미엄 패션 수요가 특히 강했다. 같은 기간 워치·주얼리 매출은 66.0%,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매출은 36.9%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직장인 멤버십 ‘클럽프렌즈’에서도 반도체 업종 종사자의 존재감이 확인된다. 올해 1분기 판교점 클럽프렌즈 회원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고, 평균 객단가는 30% 가까이 상승했다. 월 평균 방문 횟수도 전체 평균보다 20% 이상 높았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클럽프렌즈 회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 광교도 경기 남부 소비 확대 흐름의 대표 사례다.

 

올해 1월1일부터 5월25일까지 갤러리아 광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명품 보석·시계 매출은 46% 급증했다. 홈리빙 매출은 21%, 대형·소형 가전은 24%, 일반 액세서리 매출은 25% 늘었다.

 

갤러리아는 계약 갱신 시즌에 따른 이사 수요, 인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기대감,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 결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보석·시계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가전 매장은 전국 상위권 매출도 기록 중이다. 백화점 혜택과 신제품 체험 공간, 전시 경쟁력이 맞물리며 고가 가전 소비까지 함께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업계의 럭셔리 강화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올해 1월 1층 루이비통 매장을 확장 리뉴얼했다. 추가 명품 브랜드 유치와 20여 개 신규 컨템포러리 브랜드 입점도 추진 중이다. 기존 5개 VIP 라운지 외에 최상위 고객 전용 라운지도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6월부터는 글로벌 럭셔리 워치·주얼리 브랜드 팝업도 이어간다.

 

갤러리아 광교 역시 럭셔리 콘텐츠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튜더·위블로·그랜드세이코 등 럭셔리 시계 브랜드와 이탈리아 파인 주얼리 브랜드 포페를 새로 유치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졌다는 숫자는 수출 통계에서 먼저 확인된다. 그러나 그 여파는 공장과 증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성과급을 받은 직장인, 주가 상승을 지켜본 투자자,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가구가 백화점 명품관과 가전 매장으로 이동하면서 상권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강남과 본점 VIP 고객 중심으로 명품 전략을 짰다면 최근에는 판교·동탄·광교 등 경기 남부 상권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반도체 업황과 성과급 흐름이 소비 심리와 백화점 매출에도 영향을 주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