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받아도 120만원?”
매달 연금이 들어오는 날. 통장을 확인한 뒤 생활비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는 부부가 적지 않다. 국민연금을 부부가 함께 받아도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3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였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0.9%까지 올라섰지만 월평균 수급액은 69만5000원에 그쳤다.
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늘고 있지만 수령액만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노령연금을 동시에 받는 부부 수급자는 93만853쌍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의 28.5%다.
2020년 42만8000쌍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2022년 62만5000쌍, 2024년 78만3000쌍을 거쳐 올해 5월 93만쌍을 넘어섰다.
부부 수급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가 있다. 소득이 없는 기간에도 국민연금 임의가입으로 가입 이력을 쌓은 전업주부들이 늘어난 점도 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커지는 구조다. 결국 오래 가입할수록 노후에 받는 연금도 늘어난다.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노후가 넉넉해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5월 기준 부부 합산 평균 노령연금액은 월 120만원 수준이다. 2020년 월 81만원보다 늘었지만 실제 생활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 부가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고령층이 생각하는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216만6000원이었다. 적정 노후생활비는 월 298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부부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 월 120만원은 최소 생활비의 55.4% 수준이다. 적정 생활비와 비교하면 40% 수준에 그친다. 둘이 함께 연금을 받아도 최소 생활비의 절반을 조금 넘기는 셈이다.
수급액 구간을 보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부부 합산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부부가 42만2226쌍으로 가장 많았다. 월 100만~200만원 미만도 40만6593쌍이었다.
두 구간을 합치면 전체 부부 수급자의 약 89%가 월 200만원 미만의 노령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제시한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 월 216만6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반대로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부부는 6636쌍이었다. 이 가운데 월 400만~500만원 미만은 442쌍, 월 500만원 이상은 5쌍에 그쳤다. 부부 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554만원 수준이었다.
연금액을 가른 핵심 요인은 가입 기간이었다. 월 300만~400만원 미만을 받는 부부의 평균 합산 가입 기간은 670개월이었다. 월 100만원 미만 수급 부부의 평균 가입 기간 293개월보다 2.3배 길었다.
고액 수급 부부들은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연기 수급’이나 과거 내지 못한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하는 추후납부(추납)·반납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같은 국민연금이라도 가입 기간과 수급 시점에 따라 매달 받는 금액은 크게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임의가입과 추납, 반납 제도 등을 활용해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 안정적인 노후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한 연금 전문가는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을 받더라도 생활비 전부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수준”이라며 “국민연금은 노후소득의 기반 역할을 하고, 퇴직연금과 개인 저축이 함께 갖춰질 때 보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