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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구이에서 샤퀴테리까지…식탁 흔드는 ‘유러피안 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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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 가운데 하나다. 삼겹살과 목살 같은 구이용부터 김치찌개, 감자탕 등 국물 요리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일상 식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만큼 시장 규모 역시 상당하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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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5’에 따르면 2024년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30.0kg으로 추정됐다. 닭고기 15.2kg, 소고기 14.9kg의 두 배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량도 12만5000톤 안팎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안팎 늘었다.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시장에서 이제 소비자는 가격뿐 아니라 원산지, 부위, 조리 방식까지 더 세밀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 흐름 속에서 최근 식품업계와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품목이 있다. 프랑스·포르투갈산 유러피안 포크다. 셰프와 식품 전문가, 요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사이에서 유럽산 돼지고기는 균형 잡힌 식감과 섬세한 풍미를 앞세워 천천히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예전에는 돼지고기를 고를 때 가격과 부위가 먼저였다. 삼겹살인지 목살인지, 구이용인지 찌개용인지가 기준이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생산 방식, 안전 관리, 이력 추적, 동물 복지 같은 기준이 더해지고 있다.

 

유럽산 돼지고기가 내세우는 강점도 이 지점에 있다. EU는 식품 안전과 동물 복지, 생산 이력 관리에 비교적 엄격한 규제 체계를 두고 있다. 성장 촉진 목적의 항생제 사용은 EU에서 2006년부터 금지됐다. 돼지 사육 과정에서도 공간, 조명, 소음, 관리 인력 교육 등 최소 복지 기준이 적용된다.

 

물론 유럽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기의 맛은 품종, 사육 방식, 도축·가공·냉동·유통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유럽산 돼지고기는 생산 단계의 관리 기준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중심 수입육과는 다른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 요리에서 돼지고기는 조리법을 가리지 않는다. 삼겹살은 구워 먹고, 앞다리살은 제육볶음이나 수육에 쓰인다. 갈비와 목살은 양념을 만나고, 감자탕이나 김치찌개처럼 오래 끓이는 음식에서는 국물 맛을 받쳐준다.

 

프랑스·포르투갈산 유러피안 포크가 겨냥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냉동 삼겹살, 목살, 앞다리살 등은 보관과 유통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외식업체나 식품 서비스 업체가 메뉴에 적용하기 쉽다.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이 잡힌 부위는 구이뿐 아니라 찜, 탕, 장시간 조리에도 활용도가 높다.

 

한국식 바비큐처럼 불향과 식감이 중요한 조리법에서는 지방이 녹는 느낌과 씹는 밀도가 중요하다. 김치찌개나 보쌈처럼 양념과 재료의 맛이 겹치는 음식에서는 고기 자체의 잡내 관리와 조직감이 결과를 좌우한다. 유럽산 돼지고기가 단순 수입육이 아니라 ‘조리 적합성’을 앞세우는 이유다.

 

유럽산 돼지고기의 또 다른 축은 샤퀴테리다. 샤퀴테리는 햄, 소시지, 파테, 테린처럼 돼지고기를 염장·훈연·숙성·가공한 유럽식 육가공 문화를 뜻한다.

 

한국 소비자에게도 이제 완전히 낯선 음식은 아니다. 와인바와 델리 매장, 호텔 뷔페, 프리미엄 식품관을 중심으로 숙성 햄과 살라미, 테린을 접하는 사람이 늘었다. 여기에 고추장 소스, 절임 채소, 묵은지, 막걸리, 소주 같은 한국적 재료와 주류를 함께 내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조합은 생각보다 자연스럽다. 짭조름한 숙성 햄은 산미 있는 절임 채소와 맞고, 기름진 파테는 막걸리의 산뜻한 질감과 어울린다. 매운 양념과도 충돌하기보다 고기의 풍미를 더 도드라지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익숙한 한식 식탁 위에 유럽식 가공육이 오르는 이유다. 식품업계 관계자와 외식 사업자라면 오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푸드 & 호텔 2026’을 눈여겨볼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원산지와 생산 이력, 메뉴 활용성까지 함께 보는 경우가 많다”며 “구이뿐 아니라 찜, 탕, 가공육 등 다양한 메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