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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른 더위에 9월 늦더위까지…가전업계, ‘긴 여름’ 잡으러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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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인데도 낮 기온은 이미 여름 쪽으로 기울었다. 창문을 열면 시원함보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먼저 들어오고, 주방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신경 쓰인다. 여름 가전을 꺼내는 시점도 예전보다 빨라졌다.

 

SK매직 제공
SK매직 제공

기상청 전망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31일 기상청의 2026년 6~8월 3개월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평균기온은 6월, 7월, 8월 모두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강수량은 6~7월 평년보다 대체로 많고, 8월은 평년과 비슷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지난해 더위도 짧지 않았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연 기후특성 분석에 따르면 전국 폭염일수는 29.7일로 역대 3위, 열대야일수는 16.4일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폭염은 2.7배, 열대야는 2.5배 많았다. 더위가 6월 중반부터 시작돼 10월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전업계가 여름 시장을 예년보다 일찍 준비하는 이유다.

 

과거 여름 가전은 한철 더위를 넘기는 제품에 가까웠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5월부터 9월 늦더위까지 냉방, 제습, 얼음, 주방 위생 수요가 이어지면서 여름 가전은 ‘계절 상품’보다 ‘생활 필수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주방에서 가장 먼저 불편이 커진다. 과일 껍질, 생선 잔여물, 배달 음식 찌꺼기는 실온에 오래 두기 어렵다. 수박과 참외처럼 부피가 큰 여름 과일 소비가 늘면 음식물 쓰레기 양도 함께 늘어난다.

 

스마트카라는 이런 계절 수요에 맞춰 음식물처리기 ‘블레이드X 그라나이트’를 내놨다. 제품 용량은 5L다. 여름철 한꺼번에 나오는 과일 껍질이나 부피가 큰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쉽게 설계한 점을 앞세운다.

 

이 제품은 건조통 내부에 화강암 신소재 코팅을 적용했다. 회사 측은 음식물처리기 사용 과정에서 자주 지적되는 눌어붙음 현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반복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는 처리 성능만큼 세척과 관리 편의성도 중요해진다. 음식물 쓰레기를 오래 보관하지 않고 바로 처리하려는 소비자에게 주방 위생 관리용 가전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제습기 시장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장마철에만 잠깐 쓰는 제품이라는 인식은 약해졌다. 비가 오지 않아도 습도가 높은 날이 많고, 실내 빨래와 옷장·신발장 관리까지 제습기 사용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위닉스는 ‘뽀송 인버터 24L’를 선보였다. 하루 최대 24L 제습이 가능하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적용했다. 장시간 켜두는 일이 잦은 제품인 만큼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물통 용량은 6.3L다. 물을 자주 비우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설계다.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집중건조키트는 젖은 신발이나 옷뿐 아니라 신발장, 옷장, 서랍 틈새처럼 습기가 쉽게 차는 공간을 관리하는 데 쓰인다. 여름철 제습 수요가 거실 한쪽을 넘어 집 안 구석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제품이다.

 

기온이 오르면 얼음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난다. 집에서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얼음정수기 수요도 여름철마다 커진다. 최근 업체들이 강조하는 지점은 단순히 얼음을 많이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얼음 크기, 제빙량, 보관 용량, 위생 관리까지 함께 내세우는 분위기다.

 

SK매직은 ‘메가 ICE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 얼음정수기 얼음 약 11g보다 두 배 이상 큰 약 25g 크기의 ‘메가 아이스’를 만든다. 큰 얼음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녹아 음료를 오래 차갑게 유지하려는 수요를 겨냥한다.

 

제빙량도 여름철 사용량에 맞췄다. 메가 모드 기준 하루 최대 5.7kg의 얼음을 만들 수 있고, 1.1kg 용량 아이스룸을 갖췄다. 물이 지나는 구간에는 올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적용했다. 얼음정수기 시장에서도 위생 관리가 구매 기준으로 올라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여름 가전 시장의 핵심은 ‘시원함’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더위가 길어지면 음식물 냄새는 더 빨리 올라오고, 장마와 습도는 집 안 컨디션을 흔든다. 얼음 사용량은 늘고, 주방과 세탁 공간의 위생 부담도 커진다.

 

업계가 대용량, 인버터, 위생 관리, 세척 편의성을 앞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을 며칠 쓰고 넣어두는 시대가 아니라, 몇 달 동안 반복해서 쓰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냉방 제품뿐 아니라 제습, 얼음, 음식물 처리처럼 생활 불편을 줄여주는 제품을 함께 찾고 있다”며 “올여름 시장에서는 단순 성능보다 오래 켜두고 자주 써도 관리가 쉬운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