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해온 문화계 장악 행보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수도 워싱턴의 대표 문화 공연장인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빼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데 이어, 자신이 주도한 건국 250주년 기념 콘서트의 출연 보이콧도 확산 중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의회의 승인 없이 케네디센터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해당 시설의 이름을 원상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정권 출범 직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 전쟁’을 천명하며 케네디센터의 기존 이사진을 물갈이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주도해 케네디센터의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한 바 있다. 그러나 쿠퍼 판사는 “의회가 케네디센터에 이름을 부여했으며 오직 의회만이 이를 변경할 수 있다”면서 14일 이내에 센터 외벽 등에 추가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철거하고 공식 자료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라는 언급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쿠퍼 판사는 7월부터 2년간 센터를 폐쇄하고 진행하기로 예정됐던 전면 개보수 공사도 중단시켰다.
건국 250주년 기념 콘서트 ‘프리덤250’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 공연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점점 더 정치성을 드러내자 가수들이 부담을 느껴 출연을 포기한 것이다. 6월25일∼7월10일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의 일환으로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래퍼 영 MC, 록밴드 포이즌의 보컬 브렛 마이클스, 컨트리 가수 마르티나 맥브라이드, 록밴드 코모도스 등이 줄지어 불참을 선언했다. 영 MC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행사가 어떤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아티스트들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발했다. 그는 SNS 트루스소셜에 법원의 케네디센터 관련 판결에 “안타깝게도 쿠퍼 판사와 급진 좌파는 센터를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곳으로 탈바꿈하기보다 차라리 이곳이 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수들의 프리덤250 보이콧에 대해서는 “가수들이 수요일 공연과 관련해 ‘울렁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돈은 지나치게 많이 받으면서 행복해하지 않는 소위 아티스트들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가수 공연 대신 자신이 직접 연설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