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둔 경기 오산시가 남부 권역의 핵심 격전지로 떠올랐다. 최근 세교3지구 재지정으로 ‘인구 50만 자족도시’를 향한 전환의 막을 올린 오산시는 시민 평균 연령이 41세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젊은 도시다. 수원·용인·화성과 같은 대도시의 틈바구니에서 오산만의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고, 젊은 이주민과 중도층의 표심을 사로잡는 데 승패가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 주자들도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3파전’에 돌입했다.
역대 판세를 살펴보면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민주당 계열이 독식해왔으나, 시장 선거는 보수와 진보 진영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균형을 맞췄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유태형 후보가 당선됐으나 이후 내리 세 차례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뒤 다시 한나라당 후보가 시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경인일보-갤럽 조사에선 42% vs 34%…역대 선거 ‘진보·보수’ 균형
반면 2010년 제5회∼7회 선거는 민주당 계열 곽상욱 후보의 독무대였다. 이어 4년 전 선거에선 다시 국민의힘 이권재 후보가 당선되며 지방 정권을 보수 진영이 가져왔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수성’과 ‘탈환’을 내세워 맞선 이유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 후보와 현직 도의원인 민주당 조용호 후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두 차례의 치열한 경선 끝에 조 후보를 본선 무대에 올렸다. 여기에 현직 시의원으로서 제3지대 돌풍을 노리는 개혁신당 송진영 후보가 가세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경인일보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오산시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지지도를 물은 결과 조 후보가 42%, 이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 ±4.4% 포인트) 안에 있었다. 송 후보는 1%를 얻었다.
다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적극적 투표층’에선 조 후보의 지지도가 48%, 이 후보가 38%를 기록했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오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6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조 후보가 투표예상층에서 51.5%의 지지를 얻었다. 이 후보는 33.4%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8.1% 포인트였다.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조 후보가 47.8%, 이 후보가 31.4%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은 ±4.0% 포인트였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조용호, “이웃 도시와 연대하는 황금 원팀”…‘산·수·화’ 행정 벨트
조 후보는 이 같은 최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확고한 지역 기반과 도의회 의정 활동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경선 과정의 갈등을 딛고 경쟁 후보들의 전폭적인 지지 선언을 끌어내며 ‘원팀 민주당’의 전열도 정비했다.
조 후보는 거창한 구호 대신 시민의 삶을 세심하게 파고드는 ‘구석구석 마을 챙기기 프로젝트’와 스마트 재난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 등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은 이웃 지자체와의 ‘상생과 연대’다. 조 후보는 수원·화성시장 후보들과 함께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상생행정 협약’을 교환하며 정책 연대를 과시했다.
그는 “오산은 이웃 도시들과 소통이 단절되면 고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광역교통망 공동 구축과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경제 벨트 조성을 이웃 도시들과의 호흡을 토대로 확실하게 풀어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일 시청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선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함께 등장해 ‘아동친화도시 오산’의 비전을 선포했다.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오산의 특성을 공략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지원 유세에 나선 같은 당 송옥주 국회의원 역시 “지난 4년간 인근 지자체와 갈등을 유발했던 오산시정을 바로잡고 상생 발전을 이끌 적임자는 조용호”라며 힘을 실었다.
◆이권재, “검증된 실천력으로 명품 세교신도시 완성”…반도체 배수진
이 후보는 지난 4년 시정을 이끌며 세교3지구 재지정, GTX-C 노선 오산 연장 등의 성과를 전면에 배치했다. 그러면서 입주가 진행 중인 세교2지구의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교3지구와 연계한 대규모 통합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유치,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경부선 횡단도로 조기 개통 등을 세부 과제로 꼽았다.
이 후보와 함께 일했던 시청 퇴직 국장 4명도 그를 지지하며 득표 활동을 도왔다. 사전투표 전날 열린 뱅뱅사거리 유세에서 이 후보는 정부의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에 포함된 수도권 배제 독소조항을 강력히 비판하며 배수진을 쳤다.
국민의힘 안철수·김은혜 국회의원의 든든한 지원 사격을 받은 이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요건에서 수도권을 제외하려는 시도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오산 테크노밸리와 반도체 생태계를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역설했다.
◆송진영, “양당 정치 독점 타파…오산의 품격 높일 생활 행정”
기득권 양당 정치의 틈바구니에서 청년층과 ‘유모차 부대’의 선택을 노리는 송 후보는 오색시장 야맥축제 등 민생 현장을 누비며 대안 정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같은 당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송 후보는 보여주기식 정쟁을 멈추고 실행과 결과로 평가받는 ‘시민 중심의 실용 행정’을 전면에 걸었다.
송 후보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아이드림센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청소년수련관을 건립하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조성을 약속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오산형 소상공인·청년창업지원센터 설립을, 교통 분야에서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전면 확대와 수요응답형 버스(DRT) 도입을 제시했다.
아울러 인도 확보를 위한 전봇대 지중화와 구도심 개발 가속화 등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환경 재설계를 약속하며 틈새 표심을 흡수하고 있다.
오산의 미래를 바꿀 청사진은 무엇일까. 이웃 도시와의 유기적 상생행정 벨트와 첨단 반도체 생태계 사수, 양당 정치 타파를 내세운 실용 행정 가운데 오산의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지에 투표할지 이목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