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에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붙잡아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냈던 정세원 순경이 마침내 병마를 이겨내고 ‘경장’ 계급장을 달았다. 순경 임용 6년 만이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1일 경찰서 3층 소회의실에서 정 순경 승진임용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용식에는 정 경장의 부모와 동료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전귀성 청주상당경찰서장은 “평소 동료들로부터 성실하고 성품이 바른 직원이라는 칭찬을 귀가 닳도록 들었다”며 “정 경장의 쾌유를 바랐던 전 직원의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치안 현장을 함께 지켜주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정 경장의 승진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결실이다. 2023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휴직한 채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힘겨운 항암 치료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슴에 항암제 투여를 위한 기구(케모포트)를 삽입해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경찰의 촉’은 병마도 꺾지 못했다. 당시 익산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찾았던 정 경장은 자신의 앞에 서 있던 30대 남성이 “입금이 오래 걸리니 먼저 하시라”며 차례를 양보하자 직감적으로 범죄임을 알아차렸다. 과거 1년간 지능범죄수사팀에서 보이스피싱 사건을 담당했던 경험이 발동한 것이다. 다량의 현금을 송금할 때 주변의 눈치를 보는 수거책들의 특성을 꿰뚫어 본 기지였다.
정 경장은 즉시 남성을 가로막고 “어디에 얼마나 입금하느냐” “텔레그램 지시를 받았느냐”며 끈질기게 추궁했다. 수상함을 감지하고 경찰 신분을 밝힌 뒤 확인한 남성의 가방 안에는 봉투 3개에 나뉘어 담긴 현금 1700만원이 들어있었다. 정 경장의 신속한 대처와 기지로 1700만 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전액 예방하고 현장 변제를 도울 수 있었다. 몸을 돌보지 않은 그의 활약은 당시 언론과 경찰청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며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힘든 투병 생활과 휴직기를 거쳐 건강한 모습으로 제자리에 돌아온 정 경장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 경장은 승진 소감에서 “투병 당시에는 몸이 너무 아파 다시는 이곳 상당경찰서로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장 힘든 순간마다 잊지 않고 응원해 준 많은 동료가 있었기에 기적처럼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다”며 “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바른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