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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아프리카 10개국과 연쇄 회담…ODA를 ‘상생 협력’으로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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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롯데호텔 회담장에는 1일 아프리카 각국 외교장관들이 차례로 들어섰다. 악수는 짧았지만, 테이블 위 의제는 가볍지 않았다. 물 관리,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교통 인프라까지 한국 개발협력의 다음 방향이 한자리에서 오갔다.

 

코이카 제공
코이카 제공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로 커졌다. ODA Korea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ODA 지원 규모는 40억3100만달러였다. 양자 원조 기준 아프리카 지원 비중은 26.8%로, 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협력 권역이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이날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 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자리에서 아프리카 10개국 외교장관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열었다. 대상 국가는 탄자니아, 케냐, 이집트, 모잠비크, 보츠와나, 차드, 튀니지, 소말리아, DR콩고, 말라위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아프리카를 단순한 원조 수혜국이 아닌 공동의 과제를 함께 풀어갈 협력 파트너로 보는 데 있다. 기후위기, 식량안보, 보건, 공급망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개발협력도 ‘지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현지의 자립 기반을 키우면서 한국의 외교·경제 협력 공간도 넓히는 방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홍석화 코이카 지역사업II본부 이사는 마흐무드 타빗 콤보 탄자니아 외교부 장관과 만나 물 관리, 보건, 교육, 농어촌 개발, 교통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탄자니아 협력 의제는 단순 시설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물과 보건은 생활 기반이고, 교육과 교통은 장기 성장의 토대다. 한 국가의 개발 단계가 바뀌려면 병원, 학교, 도로가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이번 회담에서 여러 분야가 함께 논의된 이유다.

 

이집트와의 회담에서는 미래 청년 인재 양성, 디지털 전환, 취약계층 포용 확대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홍 이사는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이집트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 방향을 이어가기로 했다.

 

튀니지와는 디지털 기반 공공행정 강화, ICT 산업인력 양성, 농림수산업 생산성 강화, 보건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모하메드 알리 나프티 튀니지 외교·이주·재외국민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이 상호 호혜적 이익을 낼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디지털 전환은 아프리카 협력에서 빠르게 비중이 커지는 분야다. 행정 시스템을 정비하고, 청년 인력을 키우고, 산업 현장에 기술을 붙이는 일은 단기간 성과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코이카가 교육과 ICT를 함께 묶어 논의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코이카는 이날 케냐 외교부와 주재국 약정도 체결했다. 홍석화 이사와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교장관이 체결식에 참석해 약정서에 서명했다.

 

주재국 약정은 해외원조기관이 해당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 면세 혜택, 특권과 면제를 보장하는 공식 약정이다. 이번 약정은 2014년 체결된 한·케냐 무상원조 기본협정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케냐 내 개발협력 규모가 커지고 현지 사업 환경도 달라진 만큼, 코이카의 법적 권한과 활동 범위를 분명히 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사업을 설계하는 단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예산과 인력이 막히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일이다.

 

홍 이사는 “이번 주재국 약정 체결은 케냐가 동아프리카 개발협력의 핵심 허브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제도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확보된 법적 지위를 바탕으로 ODA 예산의 집행 효율성을 극대화해 케냐 국민들이 삶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생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