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실내에 설치된 안내 화면엔 빈소 안내가 띄워져 있고, 복도엔 조의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사망해 병원에 안치된 3명의 화환은 없었다. 역시 2명이 안치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도 마찬가지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사망자 5명의 시신은 이틀째 빈소를 찾지 못하고 안치실과 부검실을 오가는 처지다. 전날 ‘한화 사망사고’라는 문구와 함께 ‘1번 미상’, ‘2번 미상’, ‘3번 미상’이라고 적힌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화이트보드엔 이날 ‘부검실시’라는 4글자가 추가된 것이 전부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 5명의 빈소가 이날도 마련되지 못한 것은 사고 당시 폭발과 화재 피해가 너무 커서 피해자 신원이 확인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현장에 있던 7명 중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이 사망했다. 1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유가족은 사고 이틀째인 이날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사고 직후 시신은 유성선병원 장례식장(3구)과 충남대병원 장례식장(2구)으로 옮겨졌다. 다만 당시 폭발 충격으로 시신이 심각하게 훼손돼 유족들이 가족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육안이나 소지품만으로 사망자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가족과 사망자 등 유전자(DNA)를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유성선병원 장례식장과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피해자 시신은 이날 낮 12시쯤 흰색 천에 덮인 채 나와 운구 차량에 실려서 다시 국과수로 향했다. 부검 절차를 위해서다.
고인을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으나 빈소가 없어 조문하지 못한 유족들과 지인 등도 황망한 상황이다.
한 50대 사망자 유족은 이날 오전 눈물을 흘리며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와 “혹시 빈소가 언제 차려지는지 알 수 있나”라고 물었다. 고인의 매형이라고 밝힌 그는 “고인은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인데 아침에 출근했다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고 해 황망하다”고 탄식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퇴직 후 손주를 돌보며 지내고 싶다고 말하던, 아이를 좋아하고 정 많은 사람이었다”고 떠올렸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진행된 현장 감식에도 참여했다. 이후 대책본부 측과의 면담도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자택 또는 회사 측에서 제공한 장소에서 사랑하는 가족·친지의 신원이 확인되길, 멀리 떠나는 이들의 명복이나마 빌어줄 빈소가 조속히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은 20대 중상자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 오전 11시26분 화상 전문병원인 대전 화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24시간가량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심정지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 이 부상자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할 만큼 상태가 위중해 긴급수술도 수차례 거쳤다.
경찰은 이날 오후 진행된 부검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유가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진행한 합동감식에선 화재 상태 확인, 발화부 추정지역과 인화 물질 여부 조사뿐 아니라 인체 조직물 수색도 진행한다. 유승식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현재까지 유가족 대조군 DNA, 사망자 DNA를 모두 채취해 국과수에 접수한 상태”라며 “사망자 시신은 대부분 수습했지만 혹시나 빠트린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수색에 그 부분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