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의 대형쇼핑몰 앞 사거리. 유동인구가 많은 사거리에 선거 유세차량들이 인도까지 올라와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점심, 퇴근시간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부터 시의원, 구의원 등 각 당의 유세차량과 운동원들이 모여들었고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3)씨는 “유세차량을 인도 한가운데 세워놓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다”며 “밤에는 사람도 없이 차량을 주차해두고 있는데 보기에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에도 수차례 불법주차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세계일보가 국민권익위원회 민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선거운동’이라는 단어로 접수된 민원은 1294건으로 2022년 지방선거 당시(804건)와 비교해 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선거가 막판 치열한 양상을 보이면서 시민불편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후보자’라는 단어가 포함돼 접수된 민원은 올해 1575건으로 4년 전 선거 당시 734건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현수막’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민원도 2만1408건으로 4년 전 1만9230건과 비교해 11% 증가했고, 역대 최대 참여를 기록한 사전투표 관련 민원은 80%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유세차량과 관련된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달 접수된 민원 중 ‘유세차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민원은 872건으로 4년 전(593건)보다 47% 늘었다. 전국에선 유세차량을 인도에 전광판처럼 불법 주정차해 두거나 상점 앞에 주차해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등 민원이 접수됐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게시판에는 지난달 22일 양산 양주동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 주차된 유세차량 사진과 함께 “교통법규를 무시해도 되는 거냐”는 항의글이 올라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도에 불법 주정차된 유세차량 사진을 공유하며 정당·선관위 페이지에 민원 페이지와 함께 신고를 독려하는 글이 오르기도 했다.
아침부터 차량 음악소리가 너무 크다는 민원도 잇따랐다.
3교대로 근무하는 간호사 김모(34)씨는 “선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음악과 마이크 소리가 너무 커 그제 잠을 설쳤다”며 “매일 있는 일은 아니라 참지만 낮에 잠을 자야 하는 입장에서 선거 시즌은 고통”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세차량도 교차로,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 인도 등 주정차금지구역에 주차하면 일반차량처럼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지자체나 경찰이 단속에 나서고도 선거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계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보 서울경찰청장은 유세차량 문제에 대해 “선거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법은 지켜야 한다”고 했다.
유세장마다 쓰레기도 골칫거리다.
강풍에 현수막이 떨어지면서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김모(64)씨는 “선거 시즌만 되면 길거리에서 명함 같은 거 무분별하게 돌리니까 바닥에 쓰레기가 한가득”이라며 “현수막도 평소보다 2∼3배는 늘어나는 것 같은데 선거 끝나고 다 쓰레기다. 현수막 숫자에 제한을 걸든 선거법을 개정해서 지저분한 선거는 그만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