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의 비극과 충절이 서린 충북 충주 탄금대에서 ‘차’로 호국영령의 넋을 달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충주의 대표적인 차문화 단체인 ‘달천수 들차회(원장 정진수, 충주탄금다례문화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6일 오후 3시 탄금대 신립장군 순절비 앞 양진명소사에서 ‘제6회 양진명소사 추모헌공다례제 및 차(茶)문화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충주에서 전사한 호국영령과 팔천 고혼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서다.
이번 다례제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의 법고창신은 과거의 제례 형식에 오늘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이번 행사는 엄숙한 추모 의례를 바탕으로 하되 시민들이 직접 차를 섞어보며 자신만의 향을 찾는 ‘시민 참여형 차 블렌딩 체험’ 등 현대적인 감각의 프로그램을 접목했다. 이는 500여년 전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차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재를 사는 시민들의 삶과 연결하려는 달천수 들차회의 깊은 고민이 담긴 결과로 풀이된다.
행사가 열리는 양진명소는 관청이 한강을 대상으로 나라의 안녕을 비는 대천제를 지내던 유서 깊은 사당이다. 조선 중기 충주 목사였던 정구의 기록과 ‘고려사’, ‘경국대전’, ‘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에도 그 존재가 뚜렷이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앞서 예성문화연구회는 2020년3월 충주 양진명소의 위치가 현재 대흥사 옆 신립장군 순절비가 세워진 공간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21년 일본인이 충주지역 문화재 조사 중 촬영한 84장의 사진 중 탄금대 후면 전경과 양진명소사 건물 사진에 근거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탄금대 전투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장렬히 산화한 팔천 고혼의 넋이 잠든 비극과 충절의 현장이다. 달천수 들차회는 잊혀가던 양진명소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매년 다례제를 봉행하며 충주의 정신적 뿌리를 시민들과 공유해오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문화제는 더욱 풍성한 시민 참여형 행사로 치러진다. 우선 정성으로 우려낸 차를 영령들에게 올리며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헌공다례제’와 ‘추모연주(가야금·타악)’가 펼쳐진다. 이어 꽃차와 녹차 등을 취향대로 배합해 꽃차 티백을 직접 만들어보는 ‘차 블렌딩 체험 행사(선착순 100명)’과 우리 전통 차의 깊이를 맛볼 수 있는 ‘6대 다류 찻자리 시음’ 행사가 진행된다. 여기에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차 한 잔을 나누며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추모 다회(茶會)’도 함께 열린다.
달천수 들차회 정진수 원장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충주를 지켜낸 선조들의 뜻을 기억하고 차 한 잔에 담긴 마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공감과 화합의 시간을 나누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