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또다시 공습을 주고받았다. 종전 협상은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양국이 빈번하게 물리적 공격을 주고받고 있어 위태로운 형국이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 등으로 협상이 막판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양국이 상대에 대한 타격을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의 미 공군기지를 각각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했다. 3일에는 쿠웨이트 국제공항도 공격을 받았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공항 건물과 시설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 항공 당국은 착륙 예정이었던 항공기들을 인근 공항으로 돌려보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이란의 가장 큰 섬인 키슘섬 공습으로 맞대응했다. 미군의 중동 작전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키슘섬의 ‘이란군 지상통제소’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한 이날 이란이 역내 해역을 정당하게 통항 중이던 민간선박들을 향해 발사한 공격용 드론 3대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미사일을 발사해 이란 하르그섬으로 향하던 보츠와나 국적 유조선도 봉쇄했다.
미국은 이란의 바레인·쿠웨이트 내 기지 공격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에 이날 이란이 발사한 세 발의 미사일을 바레인 측과 함께 요격했다면서 쿠웨이트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은 표적에 닿지 못하고 추락했거나, 이동경로 중 공중 분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란이 선제공격했고, 미국은 이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8일부터 휴전에 들어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에 가까워졌다는 보도가 지난달 23일부터 나왔지만, 정작 양국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국지적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5일과 28일, 30∼31일 사이 호르무즈해협 인근 고루크와 키슘섬 등의 있는 군사시설을 공습했고, 이란도 이에 맞서 지난달 28일과 31일에 미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들 공습 역시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 미 공군기지 등을 겨냥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개방 후 60일간 핵·제재 완화 협상’을 골자로 하는 종전 MOU를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양국이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제한적 수준의 물리적 타격을 동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모두 공격 후 ‘자위권 행사’ 등 명분을 강조하며 확전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협상을 위한 어느 정도의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국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 차원의 공습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현재 양국 협상은 고농축 우라늄 처리·제재 완화 문제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핵 활동을 해서 제재를 받았다. 그들이 이런 것들을 내려놓기로 한다면 그들의 약속 및 이행에 연계된 제재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의 대가로 제재 완화를 건네지는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논의되거나 제안되지 않았다”며 핵 문제가 협상의 핵심 사안임을 드러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그들의 의사결정이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이 그것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 존 코닌 의원이 “북한처럼 말이냐”라고 묻자 루비오 장관은 “그들은 북한처럼 될 수 있고 그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더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