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반도체·자율주행 등 AI 생태계 전반 협력 확장… 들썩이는 재계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젠슨 황 7개월 만에 방한

주요그룹 총수들과 ‘삼겹살 회동’
최태원·구광모·이해진 등 합류

LG·네이버 사옥 등 잇따라 방문
현대차와 자율주행 협력도 주목

프로야구 시구·예능프로 출연
‘친근함’ 중시 이미지 전략 활용

‘인공지능(AI) 산업의 황제’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행사를 위해 방한한 지 7개월 만이다. 지난 1일 열린 대만 컴퓨텍스 행사에서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과시한 황 CEO는 닷새가량의 방한 기간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를 잇달아 만나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 컴퓨텍스 일정을 마치고 4일 저녁 한국에 와 휴식을 취한 뒤 5일부터 본격적인 방한 일정에 들어간다. 특히 5일 저녁 예정된 기업 총수들과의 ‘삼겹살 회동’에 주목도가 높다. 지난해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치킨+맥주)을 즐긴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황 CEO가 이번에는 삼겹살을 회동 메뉴로 정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 회장도 합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하지 못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에 참석, SK하이닉스 전시 부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에 참석, SK하이닉스 전시 부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황 CEO는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기업과의 전방위적 협업 체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는 최근 대만에서도 한국 기업인만 별도로 초청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열며 한국 기업과의 공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엔비디아가 추진 중인 로봇과 ‘피지컬 AI’(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AI) 사업에서 적극 손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황 CEO는 방한 기간에도 로봇과 관련한 국내 핵심 기업 총수들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구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 의장과의 만남이 우선 거론된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 CNS 등 계열사를 내세워 로봇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두산은 산업용 로봇 강자인 두산로보틱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네이버는 황 CEO를 8일 네이버 제2사옥으로 초청해 사옥에 적용된 자율주행 로봇과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디지털트윈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황 CEO가 자율주행 기술을 협업하는 글로벌 핵심 파트너 중 하나로 현대차그룹을 꼽은 만큼 정 회장과도 자율주행 플랫폼 고도화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령탑인 박민우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엔비디아 시절 황 CEO의 측근으로 꼽힌 만큼 둘의 만남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이처럼 ‘AI의 황제’가 다시 한국을 찾은 건 엔비디아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피지컬 AI와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에 필수적인 고품질의 현장 데이터를 두루 갖춘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자동차, 조선, 로봇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완비한 나라로 손꼽힌다.

황 CEO가 이번에 대기업뿐 아니라 업스테이지 등 국내 대표 AI·로봇 스타트업과 접촉하는 것도 국내 AI 풀뿌리 생태계 전반을 엔비디아 동맹에 묶으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황 CEO가 방한 기간 프로야구 시구,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 대학생 간담회 등을 추진하는 건 ‘친근함’을 중시하는 이미지 전략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황 CEO의 방문 소식만 들려도 주가가 급등할 만큼 관심이 폭발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관계자 사이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보다 더 분위기가 뜨겁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