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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독점 정치 폐해… 500명 ‘무투표 당선’ [6·3 국민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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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지선 이후 역대 두 번째 많아
‘2인 선거구 쪼개기’ 관행 등 문제
유권자 선택권 박탈 우려도 커져

6·3 지방선거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무투표 당선인이 나올 전망이다. 거대 양당으로 나뉜 정치 지형에 여당 쪽으로 기운 선거 판세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경쟁이 사라진 선거’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투표 당선 증가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그만큼 박탈한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커진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 선거구 310곳에 등록한 후보자는 총 517명이다. 한 선거구에서 의원 정수를 초과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당선인은 509명(미확정) 수준이다.

 

이는 1998년 제2회 지방선거(738명)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이며,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로는 가장 많다. 4년 전 8회 지방선거(490명)보다도 늘었다. 이 중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 기초단체장 후보 3명이 투표 없이 당선됐다. 광주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지만, 수도권인 경기 시흥에서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한 건 이례적인 상황이다. 후보들의 사퇴나 등록 무효 등에 따라 구체적인 당선인 수는 선거가 마무리되면 확정된다.

30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
30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

무투표 당선 증가 배경에는 거대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 지형이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인 선거구 쪼개기’ 관행을 통해 1명씩 후보를 내고 투표 없이 의석을 나눠 갖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여당에 우세한 선거 지형 탓에 국민의힘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출마하지 못한 영향도 컸다. 이들이 호남 등 험지에 나서더라도 일정 득표율을 기록해야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수 있는데, 이번엔 출사표 자체를 던지기 어려운 판세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의 광주·전남 무투표 당선인은 80명으로, 4년 전 63명보다 17명 늘었다.

무투표 당선이 느는 건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단순히 선택권을 뺏기는 것을 넘어 알권리마저 위협받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무투표 선거구 후보자는 무투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유권자들에게 선거 공보도 발송되지 않는다. 유권자들이 우리 동네 일꾼이 어떤 공약과 비전을 가졌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무투표 당선이 늘어나는 건 진영 대결이 만든 한국 정치의 파열구”라며 “특히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수많은 유권자가 선택권을 잃는 현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