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예상 이상으로 유권자가 몰리면서 서울 지역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당시 ‘소쿠리 투표’에 이은 치명적인 선거관리 부실을 노출하며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서울 송파·강남·광진·동작구 등 서울 시내 10여곳 이상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투표용지를 기다리던 유권자 상당수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에 선관위는 언론 공지를 통해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으니 용지가 부족해 오늘 투표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오해가 없으시기 바란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일부 투표소에선 투표 마감시각 이후 유권자에게 ‘대기표’를 나눠주는 식으로 대응했다. 뒤늦게 각 지역 선관위가 지퍼백에 담은 투표용지를 투표소에 보내 투표를 재개하자, 일각에선 ‘지퍼백 사태’라는 말도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9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았다’는 선관위 설명이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오후 6시 기준 59.9%로 지난 지방선거(50.0%) 대비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하지만 이는 2018년 7회 지방선거(60.2%)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 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여야 후보 측이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측 캠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가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하니, 아직 투표하지 못하셨거나 현장에서 기다리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서는 불편하시더라도 꼭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 캠프는 “선관위에 강력 경고한다. 이런 식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즉각 시민들이 투표하실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