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선거 이후 당내 기류는 복잡하게 흐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을 상대로 우세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지만, 서울 등 주요 승부처에서 접전이 벌어졌고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도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선전하면서 정청래 대표 책임론의 불씨가 남았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정 대표의 연임 구상도 선거 결과에 따라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민주당은 집권 1년 차인 이재명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국정지원론’과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심판론’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선거 승리의 요인이라고 본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변화의 필요성이 선거에 반영됐다고 본다. 특히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시장이 여러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실적이 없었다”며 “이재명정부와 협력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투표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은 “양쪽 진영의 결집이 있었는데 보수 쪽의 결집 강도가 약했다”며 “계엄 사태에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가 들어선 것이 보수 유권자 기반을 감소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보수 유권자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 선거”라고 진단했다. 조 실장은 이런 여건에서 치러진 선거인데도 접전지가 다수였던 점을 거론하며 “정 대표 입장에선 최악은 면했지만 생채기는 많이 났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국민의힘이 궤멸적 상황에 놓인 가운데 치른 선거였던 만큼 더 큰 승리를 거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전북도지사 후보 공천 과정에서 ‘대리비 지급’ 논란을 일으킨 김관영 후보를 제명하고 이원택 후보를 내세운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 후보는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SBS라디오에서 “무소속 후보가 저렇게 강세를 보인 현상 자체가 정 대표에게는 굉장한 악재”라며 “돈 준 것이 드러난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건 정 대표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정 대표가 다음 총선을 이끌 만한 소구력, 표를 얻을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총선을 이끌 당대표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이 확산될 것”이라며 “이번에 정 대표가 선거 유세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총선 때는 더 그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번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이런 비민주적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의원들 사이에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 대표의 무게감과 권위, 진보적 가치를 고려하면 큰 결격사유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정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대표직을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 대표가 연임한다면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쥘 것이고, 차기 대선 구도도 정 대표가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연임할 경우 당청 관계는 더욱 어색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정 대표가 연임을 시도할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일부 친명계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여야 협치도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윤수찬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어 협치를 원하겠지만, 여당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속될 것이다. 총선 국면에 임박할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당이 양보 없는 원 구성 협상과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 등 대야 강공 드라이브로 선명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