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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CIA’ 현실화에 파이브 아이즈 러브콜… 日, ‘제6의 눈’ 되나

영미권 첩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일본 정부의 정보 활동 강화 움직임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북한·중국·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일본의 정보 수집·분석 역량 향상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정보망의 ‘사각지대’를 채우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일본 정부·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영국과 호주로부터 ‘일본이 진심이라면 돕겠다’는 취지의 제안이 물밑에서 제기됐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로부터도 접촉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 5개국은 파이브 아이즈를 구성하는 나라들로 각국이 수집한 기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이들 국가는 ‘일본판 CIA(중앙정보국)’라 불리는 국가정보국과 그 사령탑인 국가정보회의를 창설하는 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하자 환영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는 엑스(X)를 통해 “정보와 첩보는 강력한 억지력에 있어 전투기, 호위함만큼이나 필수적”이라며 “국가정보회의를 설립하는 이 법안은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줄리아 롱바텀 주일 영국 대사 역시 “법안 가결 처리를 환영한다. 일본 정보활동 기반 정비를 향한 중요한 한 걸음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일본 정보기관은 군국주의와 대외 침략 전쟁의 길을 열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해외 정보당국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일본 측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자민당 인텔리전스 전략본부 소속 오노 게이타로, 시오자키 아키히사 중의원(하원) 의원은 지난 4, 5월 미국과 호주를 방문해 현지 정보 당국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귀국 후에도 매주 한두 차례 미국 및 우방국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민당은 정보 인재 양성을 위해 우호국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 정보 요원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지금까지의 정부 인사 제도로는 대응할 수 없다”(정부 관계자)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산권 국가와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한 비밀 정보교류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1948년 캐나다, 1956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추가로 가입하며 현재의 형태가 갖춰졌다. 

 

2022년에는 미국 하원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파이브 아이즈를 한국, 일본 등으로 확대하는 문제가 언급된 바 있다. 2020년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는 일본의 파이브 아이즈 참여에 긍정적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오는 7월 국가정보국을 출범시킬 준비를 하는 한편, 공공·기업의 기밀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는 ‘스파이 방지법’ 제정과 해외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대외정보청’ 창설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대외 정보 수집 능력과 방첩 태세 강화가 구체화된다면 향후 일본의 ‘제6의 눈’ 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산케이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