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어는 EBS와의 연계율이 체감되는 수준이었고, 수학의 경우 고난도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영어도 신유형 없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
EBS와 입시업계는 4일 전국 2124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564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된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놨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다는 평이다. 독서 영역에서는 ‘정보 비대칭 상황의 대응 방식에 관한 이론’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정보 비대칭 상황의 사례를 분석하는 13번 문항과 ‘라플라스 식을 통한 액체 방울의 이해’를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라플라스 식의 주요 개념을 통해 구체적 사례를 이해하는 15번 문항이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
문학 영역에서는 <보기>를 참고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지 묻는 24번 문항이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보기>에서 제시된 화자와 자연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작품에서 자연에 대한 화자의 교감 또는 관찰의 구체적인 양상을 파악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공통과목인 독서·문학파트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고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도 아주 까다로운 문제는 없었다”며 “EBS와 연계는 수험생 입장에서 체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엇갈린 수학영역 평가 “비슷한 수준”vs“쉬워졌다”
수학영역 난이도에 대한 평가는 입시업계와 EBS 현장교사단 사이에 엇갈렸다.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분석한 남치열 백석고 선생님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남 선생님은 “문제 개념에 대한 이해, 문해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며 “문항 구성이 바뀌었다기보다 학생들이 오개념에 빠질 수 있는 부분을 정확히 물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 대표는 “수학은 지난해보다 다소 쉬워졌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항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출제됐다. 매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고난도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통과목 21·22번 문제를 까다롭게 출제해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점에는 의견이 모였다. 22번(수학Ⅰ)은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에서 각 항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발견하고 제시된 두 개의 식으로부터 특정한 값이 만들어지는 경우를 나열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다. 21번(수학Ⅱ)은 삼차함수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고 이차함수 그래프와의 관계를 이용해 함숫값을 구하는 문항이다.
임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 공통문항 22번이 작년 6월, 9월, 수능 모두 지수로그함수 단원이 출제됐는데 이번 6월 모평에서 수열의 귀납적 정의 문제가 출제돼 당황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영어영역 “작년 수능보다 쉬워질 거란 기대 충족 못했을 것”
영어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영어영역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수험생들이 이보다 쉬워질 거라는 기대를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EBS 수능교재와는 55.6%(25문항) 연계됐는데 듣기 및 말하기 문항의 경우 EBS 수능 연계교재에 나온 대화/담화를 재구성하거나 소재, 그림 및 도표 등을 활용한 문항이 15개 출제됐다. 읽기와 쓰기 문항의 경우에는 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지문과 안내문 등을 활용한 문항이 10개 출제됐다.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분석한 대원외고 김예령 선생님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올해 6월모평도 추상적 개념을 다룬 지문이 많다. 근데 해당 개념을 얼마나 깊이 있게 다뤘는지가 달랐다”며 “학생들이 일차원적으로 접근하는 단어를 필자 생각에 따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짚어주는 친절한 지문이 수능보다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서도 지난해 어렵게 출제된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된 정도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어려운 문제로는 37번(3점, 글의 순서), 34번(3점, 빈칸추론), 31번(2점, 빈칸추론), 33번(3점, 빈칸추론)이 있는데 지문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선지에서 정답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 문제가 출제됐다”며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수능보다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부합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난도 킬러문항은 없지만 선지에서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 변별력 확보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탐런’에 “경쟁력 치열해져 더 힘들어질 수도”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이공계 학생들의 사회탐구 선택 현상인 ‘사탐런’이 한층 두드러졌다. 사회탐구 접수 비율은 66.9%로 지난해(59.7%)보다 7.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과학탐구 접수 비율은 33.1%에 그쳤다.
EBS 현장교사단 소명여고 김진석 선생님은 “마지막 선택형 수능인 만큼 사회탐구 쏠림이 심해졌다”면서도 “사회탐구를 선택한다고 유리하거나 과학탐구를 선택한다고 불리한 게 아니다. 사회탐구로 오면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위권의 경우 과학탐구 선택 비중이 높은 만큼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올해 수능은 상위권 재수생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6월 모평이 쉬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수능도 쉬워져 변별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김 선생님은 “작년에도 의대 증원이 있었고 수능이 쉬웠지만 변별에 문제가 없었다”며 “평가원에서 수험생 분석을 통해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