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세훈 현 시장에게 근소한 차로 패배했다. 그제 저녁 출구조사 결과 발표 때만 해도 정 후보 승리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어제 아침 극적인 역전드라마가 펼쳐졌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2곳을 차지한 민주당으로선 수도 서울을 내준 점이 뼈아플 것이다. 오죽하면 ‘절반의 승리’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말한 것에서 민주당의 착잡한 속내가 드러난다.
민주당과 정 후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등을 들어 오 시장의 ‘안전 불감증’을 집중 공략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전보다는 부동산 이슈가 판세를 갈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이틀 전까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을 선언했다. 고가의 부동산 보유를 죄악시하는 듯한 이런 이념 편향적 태도는 숱한 비판과 우려를 자아냈다. 이 대통령이 SNS로 부동산 이슈를 주도하는 동안 여당은 대안 제시 없이 끌려다니기만 했을 뿐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겨냥한 ‘내란 몰이’ 장기화와 이 대통령 관련 사건들의 ‘공소 취소’ 추진 등 민주당의 독주에 중도층이 등을 돌린 점도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계엄 사태 주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데 ‘내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란 주장에 동의할 이가 몇이나 될까.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기소된 사건들은 법원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끌어내면 될 일이지 공소 취소 운운은 도를 넘은 것이다. 민주당은 서울 시민들의 질타를 경청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김민석 국무총리 사퇴가 임박한 가운데 청와대가 새 총리 후보자 물색 등 개각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기회에 당청이 과감한 인적 쇄신과 국민 통합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당이 입법·행정·지방 권력까지 장악했다고는 하나 정작 민심에서 멀어지면 모든 것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국민은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바라지만, 그렇다고 여당의 독주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점이 6·3 선거를 통해 명확해졌다. 당청의 오만이 지속된다면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이기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문재인정부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