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광’으로 알려진 레오 14세 교황이 태권도 명예 유단자가 됐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3일(현지시간) 레오 14세가 주재한 수요 일반 알현에 조정원 총재가 참석해 교황을 예방하고 명예 10단증과 도복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명예 10단은 최고 영예의 태권도 단증이다. 세계 평화 증진과 인도주의 활동에 헌신한 교황의 공로를 기리는 의미가 담겼다. WT는 2017년 프란치스코 전 교황에게도 태권도 명예 10단증을 수여한 바 있다. 조 총재는 “평화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교황의 헌신은 태권도의 핵심 가치와 일맥상통한다”며 “교황의 공헌을 기리며 명예 10단 증서를 수여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교황에게 “도복을 입고 테니스를 치셔도 좋겠다”고 농담을 건넸고, 교황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소문난 스포츠광인 교황은 추기경 시절부터 자신을 ‘아마추어 선수’라고 소개할 정도로 수준급 테니스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와 축구에도 관심이 많아, 고향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야구 구단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S 로마’를 응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알현에는 요르단 아즈라크·자타리 난민캠프에서 온 시리아 국적의 7∼14세 난민 선수 7명도 함께 했다. 모두 난민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로, 해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명예 단증·도복을 받은 뒤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교황은 WT, 태권도박애재단(THF) 등의 난민 지원 활동에 깊은 감사를 표하면서 “난민캠프의 아이들을 만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고 WT는 전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광장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도 펼쳐졌다. 시범단은 고난도 공중 격파, 절도 있는 품세 등으로 관광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WT에 따르면 바티칸과 태권도계는 평화 증진을 위해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 태권도 시범공연단은 2018년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범 공연을 펼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바티칸태권도협회는 2021년 WT 총회에서 회원국 자격을 얻었으며, 현재 WT 215개 회원국 가운데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