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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227곳 중 119곳 ‘파랑’… 국힘, 영남서 체면치레 [6·3 지방선거 이후]

與로 넘어간 지방권력

국힘 95·조국혁신당 2·무소속 11
민주, 경기 31곳 중 19곳 석권 주목
“당초의 싹쓸이론 못 미쳐” 평가도
대구·경북 민주 ‘무관 잔혹사’ 이어
민주, 부산 16곳 중 7곳 차지 ‘선전’
낙동강벨트 표심 균열 조짐 뚜렷

더불어민주당이 6·3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과 중원, 강원 지역을 석권하며 지방 권력의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시·도지사 선거와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정당을 우선해 표를 던지면서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인물을 우위에 두는 ‘교차 투표’ 경향을 보였다.

지난 3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27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19곳을 차지하며 과반을 넘어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95곳에 머물며 영남 텃밭을 사수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조국혁신당은 2곳, 무소속은 11곳에서 단체장을 배출하며 양당 독점 체제에 일부 균열을 냈다.

이번 선거의 핵심 동력은 ‘캐스팅보트’ 지역에서 일어난 민심의 이동이다.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민주당은 19곳을, 인천에서도 11석 중 8석을 가져갔다. 경기도의 경우 국민의힘이 22곳, 민주당이 9곳을 석권했던 4년 전 선거와 비교하면 공수가 역전된 모양새다. 민주당은 ‘판정승’을 거뒀지만 선거 막판 정가 안팎에서 흘러나왔던 ‘싹쓸이론’(20곳 이상 석권)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악의 정당 지지율과 불리한 정치 환경 속에서도 수도권 붕괴를 막아내며 차기 선거를 위한 재기의 발판과 견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전은 5개 자치구 전부를 민주당이 싹쓸이했으며, 충북(민주 6곳·국힘 5곳)과 강원(민주 11곳·국힘 7곳)에서도 민주당이 과거의 보수 강세 프레임을 깨뜨리며 판정승을 거뒀다. 반면 충남에서는 지사 선거와 엇갈린 표심이 관찰됐다. 민주당이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기초단체장은 국민의힘이 공주·서산 등 10곳을 수성했고 민주당은 천안·아산 등 북부권 5곳 확보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텃밭인 영남 지역을 사수하며 보수 침몰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대구 9개 구·군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가면서 민주당 계열 ‘30년 무관’의 잔혹사를 이어갔고 경북 역시 22곳 중 18곳을 국힘이, 4곳을 무소속이 차지했다. 울산에서도 5곳 중 4곳에서 국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강한 보수 결집력을 과시했다.

 

다만 부산과 경남에서는 균열 조짐이 뚜렷했다. 부산은 16곳 중 국힘 9곳, 민주 7곳으로 ‘낙동강 벨트’ 격차가 좁혀졌고 경남 지자체들도 국힘 10곳, 민주 4곳, 무소속 4곳으로 분산됐다. 부산의 경우, 2018년 민주당의 압승이나 2022년 국힘의 싹쓸이와는 차이가 난다. 이는 기존 보수세력에 회초리를 들면서도, 현 정권을 견제하려는 영남 민심의 균형점으로 풀이된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독점 구도에 경계의 회초리가 떨어졌다. 민주당은 전남 22개 시·군 중 강진·완도·광양(무소속)과 신안·장흥(조국혁신당)의 5곳을 내주며 진땀을 흘렸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영남을 방어선 삼아 침몰을 막아냈다면 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 강원까지 (정치적) 영토를 넓혔다”며 “이재명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 권력의 균형추를 뒤집은 선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