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의 패배이지, 변화를 열망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4일 분전 끝에 오전 2시30분 무렵 낙선 인사를 남겼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에게 역전을 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지역주의 타파’를 내건 그의 도전은 양당 정치 너머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락과 무관하게 여권 내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분석이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개표 결과 김 후보는 45.05%를 득표해 53.92%를 얻은 추 후보에게 석패했다. 앞서 3일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49.1%, 추 후보가 49.9%를 기록하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선 벅찬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불과 4년 전인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78.75%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했던 대구였기 때문이다.
사전투표함 개표 초반에는 김 후보가 줄곧 앞서나가며 파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투표함이 열리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4일 오전 1시를 전후해 추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고, 이내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 후보는 낙선 인사에서 “좌절하지 마십시오. 절망하지 마십시오”라며 “이만큼 오기까지 너무 잘했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자”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경쟁이 벌어졌고, 우리는 여야가 서로 시민께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로서의 정치 가능성을 봤다”며 추 후보에게도 축하를 건넸다.
김 후보는 선거 기간 당의 지원 없이 오직 개인 역량만으로 ‘보수 텃밭’을 단숨에 격전지로 끌어올렸다. 민주당 내 “험지도 아닌 사지(死地)”로 불리는 대구에,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은 “후배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3월30일 봄비 속에서 “마지막 소명”을 외치며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대구 시민들과 선친을 떠올리며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