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엘살바도르를 꺾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마지막 실전 점검을 마쳤다. 대표팀은 ‘스리백’ 전술의 완성도와 공격 조합과 세트피스, 고지대 적응 상태를 점검하며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미국 프로보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이동경(울산 HD)의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 이어 2연승으로 월드컵 준비 일정을 마무리했다.
FIFA 랭킹 100위인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중점을 둔 것은 승패보다 전술 점검이었다. 홍 감독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오현규(베식타시)를 벤치에 앉히고 조규성(미트윌란)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좌우 측면 공격은 각각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동경이 맡았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이재성(마인츠)이 중원을 지켰고, 좌우 윙백으로는 이태석(빈), 설영우(즈베즈다)가 배치됐다.
최근 대표팀의 플랜A로 준비해 온 ‘스리백’ 전술을 다시 가동하며 월드컵 본선을 앞둔 실전 시험에 나섰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이기혁(강원)과 이한범(미트윌란)이 좌우에 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도쿄)가 꼈다.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잘 살리지 못했던 대표팀은 오히려 상대 역습에 위기를 맞기도 하며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한범 대신 조위제(전북), 김승규 대신 송범근(전북)을 투입했고 후반 12분 이동경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서 왼쪽 골대를 향해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경의 A매치 4호 골이다.
앞서간 홍 감독은 후반 18분 백승호(버밍엄 시티), 김진규(전북), 박진섭(저장),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오현규, 손흥민, 양현준(셀틱)이 들어가고 이재성, 황인범, 김민재, 이기혁, 이동경, 조규성, 황희찬, 설영우를 빼는 등 8명을 교체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옌스의 컷백으로 골지역 정면에서 찬스를 맞았지만 그의 슛이 골대 위를 크게 벗어나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승리는 했지만 약체를 상대로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엘살바도르의 강한 압박에 이재성과 황인범이 중원에서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하며 고전했다. 패스성공률은 72%에 육박했지만 전방으로 나가는 것은 별로 없었고 뒤로 돌리는 패스가 많았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상대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며 뒤 공간을 여러 차례 허용했다. 스리백 조직력은 완성도 측면에서 아직 보완이 필요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은 후반 들어 안정감을 되찾았지만, 전반에는 상대 침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기혁과 조위제는 각각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본선 엔트리 경쟁을 이어 갔다. 다만 홍 감독이 기대하는 수준의 조직력과 압박 완성도에는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세트피스 전술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생겼다. 이날 대표팀은 여러 차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을 맞았지만 상대에 큰 위협을 주기엔 부족했다. 한국은 후반 코너킥에선 짧게 찬 뒤 다른 선수가 크로스를 올리는 형태를 이어갔지만, 득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잘 따라줘 감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트피스 완성도가 떨어져 보였다는 지적에는 “아직 세트피스 전술은 노출하지 않았다”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이동경은 경기가 끝난 뒤 “승리해서 다행이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요구하신 부분들을 선수들이 계속 맞춰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