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에 치러진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지방 권력을 되찾으면서 임기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회에서의 압도적 여대야소 구도에 더해 거대 여당의 지방 권력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이 대통령은 ‘정책 속도전’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다만 여당 승리가 예상됐던 서울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오세훈 시장이 막판 신승을 거두며 여권이 서울시장 탈환에 끝내 실패한 것은 뼈아픈 지점이다. 이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 청와대 출신 참모진의 선거 패배 역시 주목받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늘(4일)부터 국민주권정부의 2년 차 임기가 시작됐다”며 “모든 공직자들은 신발끈을 다시 한 번 단단히 묶고, 국정 속도 배가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선 “정부도 지방선거에 담긴 우리 국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소속 정당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 선출된 지방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모든 국민의 마음을 모아 국민 삶의 진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에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든 선거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며 “정부는 민심을 잘 받들어 민생 안정과 경제성장 그리고 국민통합의 계기로 삼아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지난 1년간의 국정에 대한 일종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다. 이 대통령의 탄탄한 국정 지지도를 기반으로 선거 전부터 여권의 압승이 예견되기도 했다. 실제 선거 결과 광역단체장 16석 중 12석을 민주당이 차지해 4년 전 국민의힘이 휩쓸었던 지방 권력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행정의 ‘모세혈관’으로 불리는 풀뿌리 지방 권력까지 확보한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과제 이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목표 중 하나였던 ‘서울시장 탈환’이 좌절된 점은 이 대통령에게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여당 내에서 민주당 정원오 후보 ‘대세론’을 만들어내는 데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큰 역할을 했던 데다 상징성이 큰 수도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밀렸다는 이미지가 남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선거 기간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고, 실제 득표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향한 비판과 견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이 대통령으로선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의 역점 추진 사업인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서울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시와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인데, 오 시장과 정책 방향을 두고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아끼는 모습을 보여온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낙선하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에서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와의 시장 경쟁에서 패배한 점도 이 대통령에겐 뼈아픈 지점이다. 이번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이재명정부 청와대 이름을 내걸고 도전에 나선 7명 중 승리한 이들은 우상호 전 정무수석(강원지사) 등 5명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선거 과정에서의 경쟁이 어떠했든 여야는 모두 주권자를 대리해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더 나은 내일을 개척해야 될 동반자들”이라며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우리 정치권도 주권자가 명령한 실질적인 민생 개선과 지역 균형 발전, 그리고 국민 통합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협력관계 고도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상황’을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지방자치 역사상 최초의 광역시·도 통합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분야별로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