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시간 걸었는데도 그대로네?”
저녁마다 1시간씩 걷는 직장인 최모(45) 씨는 최근 체중계 앞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땀이 날 정도로 걸었는데도 숫자가 비슷했기 때문. 바지 허리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배가 나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열심히 걷는데도 뱃살은 왜 쉽게 줄지 않을까.
5일 질병관리청 ‘202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만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38.1%였다. 남성은 48.8%, 여성은 26.2%였다. 비만이 곧 내장지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배가 나온 사람들 가운데 혈당이나 혈압 문제를 함께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뱃살 관리,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배가 조금 나왔다고 모두 같은 지방은 아니다. 손으로 잡히는 피하지방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간, 췌장, 장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이다.
걷기와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높이고, 체지방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내장지방 관리에도 효과가 있다.
문제는 유산소 운동만으로 해결하려는 방식이다. 운동하는 동안 열량을 태우는 것과 몸이 하루 종일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걷기만 하기보다 근력운동을 함께 하라고 조언한다.
근력운동은 덤벨이나 기구 운동만 뜻하지 않는다. 스쿼트, 런지, 푸시업처럼 자기 체중을 이용해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도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걸었느냐보다 근육을 꾸준히 쓰고 있느냐다.
◆체중보다 먼저 달라지는 ‘허리둘레’
근육은 가만히 있을 때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조직이다.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고, 같은 생활을 해도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근력운동은 근육량을 늘려 내장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체중계 숫자는 크게 변하지 않아도 허리둘레가 먼저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은 부피가 크고 근육은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근력운동은 운동이 끝난 뒤에도 에너지 소비가 이어진다. 운동 후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추가 열량이 사용된다. 이를 운동 후 초과산소소비(EPOC) 효과라고 부른다.
근력운동이 마법처럼 뱃살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운동이 끝난 뒤에도 근육이 에너지를 쓰는 만큼 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혈당 관리도 결국 근육이 한다
내장지방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배가 나와 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근육은 혈액 속 포도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다. 근육량이 늘면 인슐린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용하고 남는 포도당이 지방으로 저장되는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처럼 큰 근육을 쓰는 운동은 혈당 관리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스트레스가 길어지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고 복부 지방 축적과 연결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거창한 계획보다 ‘꾸준한 반복’
처음부터 무거운 중량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초보자는 스쿼트, 런지, 푸시업, 힙브리지 같은 맨몸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세가 흔들리면 무릎과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어 천천히 익히는 편이 낫다.
익숙해지면 저항 밴드나 가벼운 덤벨을 활용해 강도를 높일 수 있다. 한 번에 무게를 늘리기보다 횟수와 세트를 조금씩 늘리는 편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내장지방은 단순히 체중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에 근력운동을 더해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무리한 절식보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내장지방 감소와 대사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