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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앞에서 ‘진주만’ 꺼냈던 트럼프, 이번엔 ‘미드웨이’ 찬양

미드웨이 전투 84주년 맞아 메시지 발표
“용기와 결의로 일본 항공모함 4척 격침”

앞서 미·일 정상회담 도중 ‘진주만’을 거론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를 깜짝 놀라게 만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미드웨이’를 꺼내들었다. 미·일 간 태평양 전쟁의 승패를 가른 미드웨이 해전에서 싸운 미군 장병들의 헌신에 찬사를 바쳤다. 다만 동맹인 일본을 의식한 듯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양국이 쌓아 온 각별한 우정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도중 ‘진주만’을 언급하자 화들짝 놀라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도중 ‘진주만’을 언급하자 화들짝 놀라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미드웨이 전투 승리 84주년을 맞아 대통령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는 2차대전 도중인 1942년 6월4일 하와이에서 1000마일(약 1600㎞) 떨어진 태평양의 작은 섬 미드웨이 주변 바다에서 미군과 일본군이 벌인 격렬한 해전을 뜻한다. 미군이 일본 해군의 주축인 항공모함 4척을 격침하는 등 미국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약 6개월 전인 1941년 12월7일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당한 뒤 한동안 수세에 몰린 미 해군이 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차츰 일본군을 수세로 몰아넣는 전기가 되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진주만 공격 후 몇 달 동안 제국주의 일본(Imperial Japan)은 격렬한 기세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진격하며 연합국에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해군 암호 해독가들은 24시간 비밀리에 일본의 암호화된 통신을 해독하여 공격이 예상되는 시간, 위치, 전체 범위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드웨이 전투는 해전 역사상 최초로 전함에 장착된 함포가 아닌 항모에 실린 전투기·폭격기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트럼프는 “미국 조종사들은 숨막히는 용기와 굳건한 결의로 일본 함대를 덮친 뒤 항모 4척을 침몰시켰다”며 “이 항모들은 다른 무기로는 결코 대체가 불가능한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1942년 미드웨이 전투를 재연한 할리우드 영화 ‘미드웨이’(2019)의 한 장면. 미군 급강하 폭격기가 투하한 폭탄에 맞은 일본군 항공모함이 화염에 휩싸인 채 침몰하고 있다. SNS 캡처
1942년 미드웨이 전투를 재연한 할리우드 영화 ‘미드웨이’(2019)의 한 장면. 미군 급강하 폭격기가 투하한 폭탄에 맞은 일본군 항공모함이 화염에 휩싸인 채 침몰하고 있다. SNS 캡처

승기를 잡은 미국은 이후 거의 일방적으로 일본을 몰아붙여 결국 1945년 8월15일 히로히토(裕仁) 일왕으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트럼프는 “대규모 전투 이후 수십년 동안 미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지속적인 우정을 쌓아왔다”며 “동맹을 구축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서로 헌신했다”고 말했다. 과거 적이었던 두 나라가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됐음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 3월 취임 후 처음 미국을 찾은 다카이치는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개시에 앞서 어느 일본인 기자가 “미국은 이란 공격에 앞서 왜 일본 등 동맹에 알리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트럼프는 “일본은 진주만 공격에 앞서 왜 미국에 알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다카이치가 트럼프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대중에게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