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이벤트 파문이 식음료 업계 전반의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국가 기념일이나 사회적 휘발성이 높은 이슈를 사전 점검하는 이른바 '사건 정리표'까지 등장했다.
통상 여름 성수기를 맞아 유행어나 각종 챌린지를 활용하는 이른바 '밈(Meme) 마케팅' 전략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올해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 '돌다리도 두드려야'…유통가에 등장한 '사건 정리표'
5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2022년부터 호국보훈의달(6월)·국군의날(10월 1일)에 진행하던 자사 아이스크림 '탱크 보이'의 군부대 후원 행사를 올해도 진행할지 여부를 고심 중이다.
탱크보이는 1997년 출시된 배 맛 아이스크림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스타벅스 사태가 터진 이후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호국보훈의 달과 국군의날에 탱크보이를 후원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빙그레는 "탱크보이와 관련한 마케팅 활동·행사는 관련 사항을 예의 주시하며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보면서 신중하게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식음료 업체와 커피 프랜차이즈는 스타벅스 사태 이후 소비자 반응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며 마케팅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보다 내부 검수 절차를 세분화하고, 일부 업체는 마케팅 일정 수립 과정에서 국가 기념일이나 사회적 이슈 등을 함께 점검하는 이른바 '사건 정리표'까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 치킨 기업이 불륜을 암시하는 B급 감성의 'AI 광고'를 공개한 후 비판이 제기되자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화제성과 확산성 중심으로 마케팅을 기획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화제성보다 '안전' 우선…'내실 다지기' 로우키 마케팅
다만, 업계 입장에서는 아이스 음료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대규모 화제성 마케팅보다는 충성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방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예정된 마케팅은 진행하되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 굿즈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여름 성수기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소통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할리스는 오는 7일까지 수박 신메뉴 관련 인스타그램 '기대 평'(기대를 담은 평) 이벤트를 진행하며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기존부터 SNS 채널을 통한 고객 소통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말 개설한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빈도 지난달 20∼27일 공식 SNS 채널에서 여름 신메뉴 이름 맞히기 이벤트를 열고 무료 음료권을 제공했다.
더벤티는 오는 14일까지 여름 신메뉴 시음 후기를 SNS 콘텐츠로 올릴 소비자를 지난달 말까지 모집했으며, 최우수 후기 작성자에게는 모바일 상품권 5만원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3일까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투썸 하트' 신규 가입 고객에게 제조 음료 원플러스원(1+1) 쿠폰을 제공하고, 기존 회원에게는 이달의 메뉴 할인 쿠폰을 지급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여름철 음료의 수요 증가에 맞춰 꾸준히 진행해온 정기 이벤트의 일환이었다"며 "최근 업계 분위기와 맞물려 소비자 반응도 평소보다 더욱 뜨거웠다"고 전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중 빽다방 2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 재단장과 함께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 신메뉴 출시, 멤버십 앱 업그레이드 등을 준비 중이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선 스타벅스는 여름 신메뉴 출시를 일시 중단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에 음료를 공급하는 한 협력사 관계자는 "프리퀀시 행사 잠정 연기 등의 영향으로 납품 물량이 약 30% 감소했다"며 "매출 방어를 위해 다른 프랜차이즈 대상 영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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