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이 2002년 이후 24년째 이어온 한국 입국 시도와 법적 다툼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최근 법무부가 병역 면탈자의 입국 금지 대상을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명문화하는 작업에 전격 착수한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유씨의 ‘마지막 시도’가 제도적 장벽 앞에서 멈춰 선 모양새다.
◆ 유승준 “할 만큼 했다”… 24년 만의 체념 고백
유승준은 전날인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유승준’에서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제는 그만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수십 년에 걸친 입국 시도와 법적 다툼 과정에서 느낀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유승준은 1989년 13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한국은 태어난 곳이자 마음의 고향, 어머니 같은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이민 생활에서 언어·문화 차이와 인종 차별을 겪으며 오히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더 깊이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가수 데뷔 전 팔에 새긴 문신 ‘코리안 프라이드(Korean Pride)’를 언급하며 “한국에서의 성공을 꿈꿨던 이유 역시 나의 근본이 한국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 데뷔 후 ‘가위’·‘나나나’ 등으로 정상에 올랐던 그는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해외 공연을 위해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의 의무를 회피했다. 이에 유승준은 입국제한 대상이 됐다.
유승준은 “진실을 알리고 사과하며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과정을 설명했지만,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의 비판이 병역 문제와 특정 논란에만 집중된 채 자신의 결정에 얽힌 배경은 외면받았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며 “더 이상 설명하고 고백해도 결과적으로 비난만 남기에 그런 부분들을 많이 내려놓은 상태”라고 고백했다.
◆ 수차례 소송 끝에 ‘내려놓음’… 7월 항소심은 예정대로
유승준은 2015년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이 거부된 이후 사증발급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파기환송 등을 거치며 수차례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LA 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해 세 번째 소송이 진행 중이다.
세 번째 소송의 1심은 2025년 8월 승소했으며, 항소심은 2026년 오는 7월 3일로 예정돼 있다.
그의 ‘내려놓음’ 발언은 2002년 이후 수차례 이어진 비자 발급 관련 행정소송 등 길었던 법적 다툼을 사실상 뒤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법원 판결과 행정 조치 사이에서 이어진 사회적 제재의 장기성이 결국 개인의 한계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 법무부, 시행규칙에 병역 면탈자 입국 금지 조항 신설 추진
유승준의 체념 발언이 나온 시점에 앞서,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병역 면탈자를 입국 금지 대상으로 명시하는 조항 신설을 추진했다.
지난달 22일 차용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법무부 월간 업무회의에서 해당 시행규칙 신설 계획을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국적을 포기하고 다시 한국에 들어와 개인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반사회질서이고 그것이야말로 매국적 행위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법무부 장관이 입국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만을 규정해 구체적 대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은 국회 동의가 불필요한 하위 법령 개정이어서 신속한 시행이 가능하다.
유승준의 7월 항소심 결과와 무관하게 입국 금지 근거가 명문화될 경우,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차단하는 제도적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