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사용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 변화의 상당 부분이 니코틴 양보다 향료와 기기 종류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향 전자담배가 암과 심혈관 질환, 폐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 변화를 가장 크게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사용자 83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 일반 흡연자 및 비흡연자와 비교해 질병과 관련된 분자생물학적 변화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전자담배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3124개 유전자에서 활동 변화가 관찰됐다. 이들 유전자 중 상당수는 암과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과 연관된 경로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은 유전자 변화의 약 66%가 사용 빈도나 니코틴 섭취량보다 향료와 기기 종류에 의해 설명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일향 전자담배는 전체 변화 유전자의 약 31%에 영향을 미쳤으며, 여러 향을 섞어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비율이 64% 이상으로 증가했다. 망고향과 수박향 등 과일 계열 향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전자담배가 직접 암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암이나 심혈관 질환, 폐 질환 발생 이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분자 수준의 이상 신호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이 과일향 전자담배를 선호하는 점을 우려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을 주요 공중보건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향이 첨가된 제품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