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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참사 겪은 독일 “안보리 진출 위해 더욱 철저히 준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포르투갈·오스트리아에 ‘충격의 패배’
“우리가 부족했다” 뒤늦은 후회·탄식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뽑는 선거에서 탈락하는 ‘외교 참사’를 겪은 독일이 과오를 반성하고 더욱 철저한 준비를 다짐했다. 독일은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유럽연합(EU)을 사실상 이끄는 지도국이다.

몬테네그로를 방문 중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5일(현지시간) EU·서발칸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독일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탈락이란 ‘외교 참사’를 겪은 탓인지 표정이 심각해 보인다. AFP연합
몬테네그로를 방문 중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5일(현지시간) EU·서발칸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독일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탈락이란 ‘외교 참사’를 겪은 탓인지 표정이 심각해 보인다. AFP연합

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발칸 반도의 몬테네그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035년 1월1일 2년 임기를 시작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몬테테그로에선 EU·서(西)발칸 정상회의가 열려 메르츠를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자들이 이 나라를 방문했다.

 

지난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는 오는 2027년 1월1일 임기를 시작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5개국을 선출했다.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키르기스스탄, 트리니다드 토바고, 짐바브웨 5개국이 새롭게 안보리 합류를 확정 지었다. 독일은 유럽 등 서방 국가들 몫으로 배정된 두 자리를 놓고 포르투갈 및 오스트리아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려면 유엔 회원국 총 193개국 가운데 3분의 2(127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포르투갈은 134표, 오스트리아는 131표를 각각 얻어 이 기준을 넘긴 반면 독일은 고작 104표 확보에 그쳤다. 독일이 지난 2019∼2020년을 포함해 이미 6차례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역임했고 선거에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독일 정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총리 임기 중 독일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당선을 이뤄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삼으려 했던 메르츠는 완전히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하루 전인 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곧장 멕시코로 향했다. 유엔 총회에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5개국이 새롭게 선출된 가운데 후보 중 하나였던 독일은 탈락했다. EPA연합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하루 전인 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곧장 멕시코로 향했다. 유엔 총회에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5개국이 새롭게 선출된 가운데 후보 중 하나였던 독일은 탈락했다. EPA연합

메르츠는 오는 2035년 안보리 진출이란 새 목표를 제시하며 “이번만큼은 장기적 관점에서 처음부터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포르투갈이나 오스트리아에 비해 입후보 선언이 늦었고, 유엔 회원국들 정부를 상대로 한 설득 노력 등도 부족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독일 국내에선 야당들이 “외교 참사”라는 주장을 펴며 메르츠 내각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가운데 요한 바데풀 외교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경질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았다. 하지만 메르츠는 이날 바데풀에 대해 “외교부를 맡고 나서 지난 1년간 국가에 헌신했다”는 말로 재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참담한 낙선 이후 바데풀은 외교부에 패배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그 또한 “오스트리아와 포르투갈이 처음부터 독일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고 토로했다. 독일이 강대국으로서 존재감과 영향력만 믿고 선거 운동을 게을리했다는 자책이 담겨 있다.

 

안보리는 유엔에서 유일하게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핵심 기관이다. 거부권(Veto Power)을 지닌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의 권한은 상임이사국에 훨씬 못 미치나 그래도 안보리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돌아가며 의장국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안보리 진출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