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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뜨면 마트로 간다…신상품 ‘흥행 공식’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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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이 처음부터 대형마트 매대에 오래 머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요즘 유통업계가 먼저 보는 곳은 편의점이다. 소비자 반응이 빠르게 잡히고, SNS 확산 여부도 비교적 빨리 드러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제공

7일 산업통상부 2025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1~2025년 오프라인 업태 가운데 편의점 매출은 연평균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4.2% 감소했다. 신상품 반응을 빠르게 읽어내는 채널과 대량 판매를 맡는 채널의 역할이 갈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멤버스가 엘포인트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히트 상품은 편의점에서 먼저 판매 정점을 찍은 뒤 1~2개월 뒤 대형마트에서 다시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듀얼 피크형’ 소비 패턴으로 보고 있다. 한 상품이 한 번 뜨고 끝나는 것이 아닌, 편의점에서 첫 번째 봉우리를 만들고 마트에서 두 번째 봉우리를 형성하는 구조다.

 

과거 신제품의 판매 곡선은 비교적 단순했다. 출시 뒤 인지도가 쌓이면 판매가 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서히 줄어드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속도가 달라졌다. 편의점에서 먼저 반응이 터지고, 그 반응이 검증되면 대형마트로 판매처가 넓어진다. 편의점은 작은 단위로 빠르게 실험하고, 대형마트는 검증된 상품을 넓게 파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대표 사례는 롯데웰푸드의 ‘칸초 이름찾기’다. 소비자 이름을 과자에 새겨 넣은 이 제품은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반복 구매를 끌어냈다.

 

롯데멤버스 분석에 따르면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편의점 쿠키류 스낵 판매 비중 20.6%를 기록했다. 마트에서는 한 달 뒤인 11월 판매 비중 7.2%로 정점을 찍었다.

 

편의점에서 먼저 ‘살 만한 상품’으로 확인되고, 이후 마트에서 가족 단위·대량 구매 수요로 이어진 것이다.

 

유행 상품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평균 판매 수량의 1.2배를 넘는 기간을 ‘히트 수명’으로 분석했다.

 

2023년 출시된 ‘빈츠 끼리크림치즈’는 약 1년간 인기를 이어갔다. 반면 2025년 출시된 ‘빈츠 말차’는 약 7개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많이 팔릴 상품’을 오래 기다릴 여유가 줄었다. SNS 언급량, 검색량, 실제 구매 데이터를 함께 보며 초반 반응을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소비자도 달라졌다. 신상품을 발견하는 경로가 매장 진열대에서 SNS 피드로 옮겨갔다. 제품을 먼저 먹어본 소비자의 사진과 후기, 짧은 영상이 구매를 자극한다. 편의점은 이 흐름을 가장 빨리 흡수하는 매장이다.

 

롯데마트·슈퍼와 세븐일레븐이 함께 내놓은 자체브랜드 상품 ‘오늘좋은 세븐셀렉트 숨결통식빵’도 이런 흐름 위에 있다.

 

이 제품은 SNS 화제성과 구매 데이터를 반영해 기획됐다. 출시 4주 만에 누적 15만개가 팔렸고, 세븐일레븐 판매량은 기존 식빵 상품 대비 7배 수준을 기록했다.

 

신상품 기획은 더 이상 감에만 기대기 어렵다. 어느 채널에서 먼저 반응이 생겼는지, 반응이 검색으로 이어졌는지, 실제 구매로 넘어갔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롯데멤버스는 올해 하반기 SNS 화제성 지표와 구매 데이터를 결합한 ‘트렌드 레이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행 발생 시점과 채널별 확산 경로를 분석해 기업의 상품 기획과 발주 전략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신상품 반응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 됐고, 대형마트는 검증된 상품을 더 큰 물량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어떤 상품을 만들 것인가만큼 어느 채널에서 먼저 시험할 것인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