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정재승(사진)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영화제가 인공지능(AI)을 정면으로 다루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개막한 환경영화제 개막작은 캐나다 다큐멘터리 감독 다니엘 로허의 ‘AI: 나는 어떻게 종말낙관주의자가 되었나’다. 환경영화제와 AI의 만남이 의외로 보이기도 하지만, 정 집행위원장은 “인공지능과 환경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곧 아버지가 될 로허 감독이 “과연 아이를 낳아 길러도 되는 미래인가”라는 질문을 품고 세계적 AI 전문가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담았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 등 AI 분야 핵심 인물부터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까지 수많은 전문가가 등장한다. AI가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낙관론부터 절멸에 가까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상반된 전망이 교차한다.
정 집행위원장은 “아마도 진실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며 “영화는 이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전망 사이에서 AI가 만들어낼 미래를 관객과 함께 상상해 보게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로허 감독은 종국에는 어느 한쪽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대신 영화의 결론으로 ‘종말낙관주의자(apocaloptimist)’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그는 특히 AI를 둘러싼 논쟁이 환경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기후재난을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찾거나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환경 부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해 환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AI 때문에 발생할 새로운 환경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환경영화제는 이달 30일까지 전국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거점 극장 중심 상영에서 벗어나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기관 등이 작품 상영을 신청하면 환경재단이 공동체 상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